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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트레인스포팅' 음반 선풍적 인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대니 보일 감독의 영국영화'트레인스포팅'의 사운드 트랙 음반이 본고장인 영국을 제외하고는 전세계적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려 제작사인 EMI측도 깜짝 놀랄 만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음반은 이기 팝.브라이언 이노.루 리드등 록 음악사에 굵은 족적을 남긴 대가들의 곡과 블러.펄프.일래스티카.뉴 오더등 한창 전성기를 맞고 있는 그룹들의 곡을 함께 수록하고 있다.

한결같이 국내에서의 대중적 지명도가 썩 높진 않지만 록 음악을 좋아하는 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매니어 취향의 곡들이다.보일 감독의 연출력 못지 않게 뛰어난 음악적 감각을 읽을 수 있다.

영화를 본 사람들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곡은 루 리드의'퍼펙트 데이'.이 노래는 다소 유약한 인상의 주인공 마크 렌튼(이안 맥그리거 분)이 헤로인을 흡입하고 환각상태에 빠져드는 동안에 흐르는 곡인데 리드의 낭랑한 목소리가

장면의 분위기와 잘 들어맞는다.

리드는 60년대 후반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이 참여했던 실험적 록밴드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리더로 후대의 록밴드들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이 곡은 데이비드 보위와 함께 만든 72년작'트랜스포머'에 들어 있던 곡.

이밖에 연주시간 9분이 넘는 테크노 그룹 언더월드의'본 슬리피'는 긴장감을 일으키는 기계드럼의 비트가 밑바닥 삶을 이어가는 주인공들의 자의식과 신경증을 잘 반영하고 있다.

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 도중 일어나 춤추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고 말하는데 십중팔구는 이 곡이 그런 충동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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