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터치폰·음성내비 … ‘쉬운 IT’가 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조작하기 힘든 정보기술(IT) 제품은 가라-. 요즘 IT 업계의 화두는 ‘쉬운 IT’다.

부품이나 칩의 소형화로 한 제품에 다양한 기능을 탑재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좀 더 기능이 많은 신제품을 만들어 내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여러 기능을 제대로 알고 활용하는 소비자가 많지 않다는 게 문제다. 오히려 조작 방법이 복잡해져 제품에 염증을 느끼게 하는 경우가 늘었다. 이 때문에 업계는 젊은 층뿐만 아니라 여성·어린이·고령자도 손쉽게 IT 기기를 다루는 사용자환경(UI)을 앞다퉈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돌풍을 일으킨 터치폰도 그중 하나다. 두 회사는 쉬운 IT 개발에 연구원 수백 명씩 매달린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햅틱·터치 기능=휴대전화기에 도입돼 성가를 올린 햅틱(haptic) 기능이 여타 IT 제품으로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햅틱이란 말은 그리스어로 ‘만지는’이라는 뜻의 형용사 ‘합데스타이(haptesthai)’에서 따왔다. 촉각을 이용해 제품을 조작하는 신기술이다. SK에너지의 카라이프 사업부가 지난달 말 출시한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엔나비 3.0’을 보자. 특정 기능을 쓰고 있다가 다른 기능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간편하게 만들었다. 단순히 손가락으로 접촉해 메뉴를 선택하던 방식에서, 메뉴를 끌어오는 드래그 방식으로 개선한 덕분이다. 화면에 손가락을 대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시작화면이, 반대 방향으로 하면 검색화면이 나온다. 위·아래로 드래그하면 지도를 확대 또는 축소할 수 있다. 여러 단계의 터치가 필요한 종전 조작법보다 메뉴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 이 회사의 김도성 상무는 “초보 이용자나 여성 운전자에게 신제품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디지털카메라도 전면 스크린터치 방식을 채택한 제품이 주류다. 일본 니콘의 디카 ‘쿨픽스 S60’은 전원과 셔터 버튼 말고는 다른 버튼이 없다. 모든 조작이 터치만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액정화면(LCD)을 보고 촬영 대상을 터치하면 초점과 노출이 자동 조절돼 초보자에게 편리하다. 여기에 터치 펜까지 활용하면 사진에 글자나 그림을 넣을 수 있다.

올림푸스한국의 신제품 디카 ‘뮤 1050’에는 ‘탭 컨트롤’이라는 독특한 기능이 있다. 카메라의 본체를 가볍게 두드리면 자주 쓰는 기능이 화면에 나온다. 가령 디스플레이 사진 창의 아랫부분을 톡 치면 직전에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카메라의 오른쪽을 두드리면 플래시를 켜거나 끌 수 있다. 겨울철에 장갑을 낀 상태에서도 조작할 수 있다.

◆첨단 기술 채택=파인디지털이 지난달 말 내놓은 내비게이션 ‘파인드라이브 보이스’는 모든 기능을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다. 경로 검색과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채널 변경 기능이 사람의 목소리로 작동된다. 김병수 이사는 “전국 540만여 개의 지명을 음성 검색할 수 있다. 운전 중 내비게이션을 손으로 조작할 필요가 없어 안전하고 편리하다”고 말했다.

MP3 플레이어 업계에서도 간편한 조작 경쟁이 뜨겁다. 제품의 저장 용량이 커지고 기능이 다양화해지면서 소비자들이 간편한 조작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소니코리아가 지난달 출시한 MP3 플레이어 ‘롤리’는 사용자가 별도 설명서를 보지 않아도 손쉽게 다룰 수 있게 조작을 단순화시켰다. 본체에는 전원과 재생을 작동하는 두 가지 버튼만 있다. 대신 제품에 센서가 탑재돼 있어 사용자가 롤리를 잡고 흔들거나 돌리는 동작으로 음악을 재생하거나 음량을 조절할 수 있다. 아이리버가 내놓은 ‘아이리버 스핀’도 제품 우측 상단의 휠을 돌리거나 누르면 메뉴 이동 등 대부분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닌텐도의 게임기 위(Wii)도 복잡한 버튼 대신 컨트롤러를 쥐고 움직이는 것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IPTV(인터넷TV) 업계도 기존의 버튼 수를 크게 줄인 리모컨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KT의 ‘메가 TV’는 버튼 수를 51개에서 15개로 줄인 리모컨으로 특허를 받았다. 메뉴를 입력하는 대신 화면 위의 커서를 움직여 조작 가능하며, TV와 PC를 동시에 제어할 수 있다.

최익재 기자

[J-HOT]

▶ '마사지 보고서'엔 애널들도 '음메 기죽어'

▶ MB "4대강 사업 바로 착수되도록 하라"

▶ 11세 송유근, 최연소 박사학위 도전

▶ 이효리, 남자 스타들과 '한방서 쿨쿨' 이해되네

▶ 박진희 "강호동 밥 한번 먹자 연락와서…사귈뻔"

▶ 15조 태양광 대박에 대기업-벤처 파경위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