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출 7년 만에 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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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수출이 7년 만에 감소했다. 수출은 중국 경제의 ‘성장 엔진’이다. 주춤한 성장세를 회복하려면 엔진(수출)이 다시 돌아가게 만들든지, 다른 엔진(내수)을 가동시켜야 한다. 중국 정부는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위안화 절하를 통해 경제를 다시 달구려 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11월 수출은 1149억8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줄었다. 지난해보다 수출이 감소한 것은 2001년 6월 이후 7년여 만이다. 14.8% 증가를 점친 시장 전망에도 크게 못 미쳤다. 수출 감소 폭은 1999년 4월 이후 최대다. 수입도 748억9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9% 줄었다. 수출이 줄기는 했지만 수입이 더 크게 줄어 무역수지는 400억9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수출이 준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미국·유럽·일본 등 중국의 주요 수출 시장이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수출 감소로 중국 정부의 고민도 더 커졌다. 수출 증대를 위해 인위적으로 위안화 절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위안화 가치는 7월 이후 절상을 멈춘 상태다.  

내수 경기 부양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받고 있다. 10일 폐막한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성장 촉진을 위한 내수 확대를 내년 경제 운용의 최우선 목표로 설정했다. 무디스닷컴의 셔먼 챈 이코노미스트는 “10월 발표한 내수 부양책을 능가하는 강도 높은 소비 진작책이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수출 급감은 한국 기업에도 악재다. 중국의 수출이 늘어야 한국의 대중 수출도 덩달아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중 수출에서 부품과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어서다. 한국의 11월 대중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8% 줄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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