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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친환경 교통’ 철도시대 … 한국은 도로에 밀려 찬밥 신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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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일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남동쪽으로 500㎞가량 떨어진 작은 도시 브장송 인근 고속철도(TGV) 건설 현장. 스위스 국경에서 멀지 않은 이곳에서 포클레인과 불도저들이 연신 땅을 갈아엎고 있었다. 어둑어둑해지고 눈까지 흩날렸지만 공사는 계속됐다. 프랑스 중남부 도시 디종에서 브장송을 거쳐 독일 뮐루즈를 연결하는 이 고속철도 공사는 2006년 시작됐다. 프랑스철로회사(RFF)의 그뤼즈 현장소장은 “2012년 완공되면 3시간40분 걸리던 디종∼스트라스부르(독일) 구간이 2시간10분으로 단축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프랑스 곳곳에서는 철도 공사가 한창이다. 프랑스는 지난해 ‘장기 환경대책 계획’을 발표하면서 2020년까지 고속철도를 2000㎞ 더 건설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철도가 CO2 배출이 가장 적은 친환경 교통수단이란 점도 내세웠다.

◆“선진국은 대규모 철도 투자가 대세”=유럽연합(EU)은 2010년까지 교통투자액 1300억 유로(약 235조원)의 85% 이상을 철도에 투입할 계획이다. 도로 중심체계에서 친환경 수단인 철도 중심체계로 개편하겠다는 취지다. 운송 루트를 도로 대신 철도·배로 바꾸면 지원을 해주는 ‘마르코폴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일본도 10%대인 철도의 화물수송 분담률을 2010년까지 50%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대표적인 도로 중심 국가인 미국도 화물철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00년 이후 화물선로 개량에 100억 달러(약 14조원)를 쓴 데 이어 120억(약 16조7000억원) 달러를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중국도 향후 3년간 철도에 총 700조원을 쏟아 붓기로 했다.

◆“국내 철도 투자는 제자리”=국내 철도 연장은 2007년 말 현재 3399㎞다. 1960년대에 비해 300여㎞가 늘어났을 뿐이다. 고속철도와 수도권 전철을 제외한 나머지 노선의 60% 이상이 단선이고 전철화율도 절반에 못 미친다.

반면 60년대에 비해 고속도로는 9.5배, 일반도로는 4배 가까이 늘었다. SOC 예산의 절반 이상은 도로에 할당됐고, 철도는 겨우 20%대를 유지해 왔다. 이 때문에 철도의 여객수송 분담률은 15%에 그친다. 수도권 지하철은 30%대다. 반면 런던과 파리·도쿄의 출퇴근시간대 철도수송 분담률은 70~90%에 달한다.

한국교통연구원 김연규 박사는 “신도시 개발 때 도로 위주의 교통대책을 광역철도 중심으로 전환하는 등 교통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산업대 김시곤(철도경영정책학과) 교수는 “철도투자 확대는 전 세계적 추세”라며 “철도투자특별법 제정 등 실질적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갑생 기자

브장송(프랑스)=전진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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