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5社, 油價자유화 뒤 서비스.기름값 차별화 시장쟁탈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올 1월부터 석유류 가격 자유화가 시행되면서 유공등 정유5사의 시장쟁탈전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LG정유는 지난달 판매 자회사인 LG정유유통과 LG정유판매 2개사를 합병해 매출액 5조원이 넘는 국내 최대의 정유유통회사를 만들었다.

쌍용은 대리점 위주인 기존 판매망 대신 본사 직할 조직인'판매지점'을 지방별로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현대정유는 지난해 본사 영업조직과 대리점 영업망을 합쳐 ㈜현대정유판매를 설립한데 이어 최근 대리급 이상의 영업관리 인력을 주유소에 보내 영업을 총괄케하는 소사장제도를 도입했다.

한화에너지도 영업조직의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유류가격 자유화이후 정유업체들이 이같은 조직정비와 함께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역시 가격동향이다.전체 시장판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20조원 규모의 국내 유류시장은 유공이 36.6%의 점유율로 수위를 지키고 있으며 LG정유가 30% 안팎에서 이를 추격하고 있다.나머지는 후발 쌍용.현대.한화에너지가 분점하고 있다.

유공이나 LG정유는 가격경쟁에는 한계가 있다며 다소 느긋한 모습이다.각각 3천개 안팎의 주유소를 확보하고 있어 미세한 가격차이로는 시장판도에 변화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유가자유화 이후 휘발유가격은 ℓ당 8백45~8백48원대에 형성돼 정유사별 가격차이가 크지 않다.가격경쟁이 본격화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쌍용.현대등 후발업체들은 일부 유종(由種)에 따라선 가격경쟁을 통해 시장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이를테면 현대정유는 경유,쌍용은 벙커C유,한화에너지는 등유를 전략 유종으로 삼아 가격싸움을 벌이겠다는 복안이다.

쌍용은 전체 유류시장 점유율은 14%지만 벙커C유는 17%를 웃돌고 있고,현대는 경유시장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각종 신용카드와 연계해 사은품을 주거나 경정비서비스 혜택을 주는등 고객확보 아이디어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유공은 비씨카드와 손잡고 사은품이나 대한항공 마일리지 서비스(구입액 1천원당 3마일)를 하고 있으며 관계사인 쉐라톤워커힐호텔 할인혜택도 준다.

LG는 전국 2백50개 주유소에 표준화된 경정비서비스시스템을 만들어 회사가 발행한 쿠퐁을 가지고 가면 엔진오일 교환과 경정비 혜택을 준다.

현대정유는 경정비서비스 외에 올해 처음으로 성우리조트에서 고객스키대회를 열어 참가자 전원에게 사은품을 주고 1등에 티뷰론 1대를 부상으로 시상하는등 다양한 고객유치 이벤트 행사를 펼치고 있다.

〈고윤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