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소비 극도로 위축 경기 장기침체 가시화-1월중 산업활동 동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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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불황(不況)에다 연초 파업사태가 겹치면서 기업투자와 민간소비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실업률을 빼고는 그런대로 모양새를 유지하던 각종 경기지표에 본격적으로'적신호'가 켜지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소비수준을 보여주는 내수용 소비재출하 증가율은 지난1월 3.1%(전년동기대비)감소해 85년 지수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도.소매 판매액 증가율도 1.4%에 그쳐 85년2월(0.8%) 이후 12년만에 가장 낮았다.

기업 투자심리를 반영하는 국내기계 수주도 27.5%가 감소,92년8월(-31.7%)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실업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1월중 실업자는 55만1천명으로 94년4월(56만2천명)이후 33개월만에 가장 많았다.이에따라 실업률도 30개월만에 최고치인 2.4%(계절조정치)로 뛰어올랐다.통계청이 28일 발표한'1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제조업공장의 평균가동률이 77%로 4년(93년1월 76.5%)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산업생산 증가율도 지난해 8%대에서 5.9%로 뚝 떨어졌으나 반도체.석유정제업등의 생산이 늘면서 당초 우려됐던 3~4%선까지 급락하지는 않았다.

통계청 관계자는“반도체 생산증가율이 60.6%에 이르는등 반도체와 석유정제업 생산이 활기를 되찾고 있지만 연초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액이 2조원에 달해 경기지표가 전반적으로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민간소비와 기업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지표들이 동시에 급랭한 것은 앞으로 경기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업자가 갈수록 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특히 명예퇴직.감원바람 속에 가장이 직장을 잃자 일자리를 찾아나서는 여성들이 크게 늘면서 실업률을 끌어올리고 있다.이로인해 1월중 여성실업률이 2.4%로 1년전(1.7%)에 비해 무려 0.7%포인트나 높아졌다.

2월에는 실업계고교 졸업생이 실업자 통계에 잡히기 시작하는데다 한보사태로 중소기업 부도가 늘고 있어 실업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통계청은 보고 있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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