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국정>6.끝 제 잇속만 찾는 패거리.정상배 정치-젊은 家臣의 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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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보사태를 보는 한 젊은 상도동 가신의 심경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쏟아지는 비난에 곤혹스럽기도 하고 억울한 구석도 없지 않다.그도 개혁의 실패를 인정했다.하지만 순수한'개혁의지'만은 인정받길 원했다.

-요즘 심경은.

“참담하다는 말밖에…,좀 더 잘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안타까움도 있다.”

-이번 사건에 김현철(金賢哲)씨가 관련됐다고 보는가.

“구체적으로는 모른다.사실 여부를 떠나 소산(小山.현철씨의 별칭)으로서도 억울한 구석이 많으리라 생각한다.그가 해온 순기능도 많다.준재는 아니지만 성실하고 추진력이 있어 남들이 하지 못하는 보좌를 해온 것은 사실이다.문제는 다들 그

에게 의지하면서 책임있는 공식채널이 제기능을 못했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의 의지를 받들어야 할 가신들이 뇌물을 받았다는데 대해서는.

“정말 그래서는 안되는데.그러나 지난번 장학로(張學魯)비서관과는 조금 성격이 다르다고 말하고 싶다.

張비서관의 경우는 개인적 축재였지만 이번 홍인길(洪仁吉)의원의 경우는 대통령 주변의 대소사를 챙겨야 하는 총무수석이라는 과거의 역할,정치자금이 필요한 정치인이라는 현재의 위치로 미뤄볼 때 다소 동정가는 부분이 있다.”

-개혁에 대해 평가하자면.

“뜻대로 안됐다고 본다.정말 처음에는 나라를 구한다는 개혁의지로 충만했었다.그런데 40년간 굳어져온 보수의 벽이 너무 높았다.처음에는 대통령의 의지로 밀어붙였지만 공무원들이 안 움직이는데는 정말 속수무책이었다.”

-개혁 주체세력 자체의 문제점은 없다고 보나.

“의지에 비해 청사진이 치밀하지 못했다고 생각된다.예컨대 실명제를 한다는 원칙만 있었지 언제,어떻게 부작용 없이 한다는 구체적 전략이나 전술같은 준비가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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