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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운영 온건선회 신호탄-청와대 실장.首席3명 경질 의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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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28일 내보인 여권(與圈)진용개편의 첫번째 카드는 비서실장,정무.경제수석의 핵심 세 자리를 몽땅 바꾸는 면모일신이다.

김광일(金光一)비서실장과 이원종(李源宗)정무수석의 퇴진은 팀워크 부재에 대한 동반책임을 물은 것이다.소위 강경라인으로 분류된 이원종 정무.이석채(李錫采)경제수석의 경질은 국정을 온건기조로 끌고 가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비서진은 업무처리능력에 앞서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인식한 金대통령이 金실장.李정무수석간의 불화설에 따라 양자를 동시 퇴진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한보사태 수습과정에서 드러난 李경제수석의 시각.처리방식에 대해“안이했다”면서 상당히 실망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그의 경질은 현재의 경제위기상황에 대한 문책성격이 짙다.

새로 비서실장을 맡은 김용태(金瑢泰)전내무장관이나 강인섭(姜仁燮)정무수석은 온건.합리형의 이미지를 쌓아 온 사람들이다.金실장은 강한 개성보다 사전조정을 중시하고 姜수석은 민주계의 색깔이 뚜렷하지 않은 호남출신이다.두 사람은 金대통

령이 지난달 25일 대(對)국민담화에서 약속한,국민과 가까이 하는 화합의 국정운영기조로 방식을 전환하는 역할을 우선 맡을 것으로 보인다.

김인호(金仁浩)경제수석의 경우 전임 이석채 수석에 못지않은 뚝심과 돌파력을 갖고 있어 국정의 우선순위인 경제살리기정책의 적임자로 金대통령이 믿는다고 한다.

金대통령은 이들 외에 유도재(劉度在)총무수석을 바꿨지만 나머지 수석 8명은 유임시켰다.이를 윤여준(尹汝雋)대변인은“업무의 공백이 있어서도 안된다는,안정성과 지속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국정관리의 연속성을 강조한 대목은 내주 내각개편때 중요한 원칙으로 적용될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그러나 신임 참모진들에게 국정운영의 기조변화를 구체화할 수 있는 정책수단이 별로 없다는 것이 고민이다.신한국당에서는 이미 청와대를 의식하지 않는 분위기며 경제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방안은 뚜렷하지 않다. 〈박보균 기자〉

<사진설명>

청와대 뒤로하고

청와대 비서실 개편으로 물러나는 김광일비서실장과

이원종정무수석.이석채경제수석이 청와대 비서실 강당에서 열린 이임식을

마치고 걸어 나오고 있다. 〈신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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