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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박16일 1925㎞, 자전거로 전국 누볐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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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산청군 생비량 보건지소 공중보건의 양성관(28)씨가 일과후에 자전거를 타고 있다.


= “자전거 여행은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여정입니다.“

자전거로 전국을 돌아 본 경험을 ‘달리는 거야 로시난테 ‘(271쪽·즐거운상상·1만2000원)라는 책으로 펴낸 경남 산청군 생비량 보건지소 공중보건의 양성관(28)씨가 자전거 여행을 즐기는 이유다.

“자전거는 차가 못가는 곳까지 갈 수 있고 기름도 들지 않아요.몸이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기분은 최고죠.”

그는 지난해 7월11일부터 26일까지 15박16일동안 집이 있는 김해를 떠나 보성·해남·고창·부안·서울·춘천·동해·삼척·포항·부산을 거쳐 다시 김해로 돌아오는 전국일주 자전거 여행을 했다.돈키호테를 태우고 다니는 비쩍마른 말 ‘로시난테’의 이름을 자전거에 붙였다.자전거 앞에는 카메라, 물통, 지갑,수첩을 넣고 뒤쪽에는 가방, 텐트, 침낭을 실었다.하루 평균 8시간,120km를 달렸고 총 거리가 1925.4km였다.1주일은 야영을 했고 나머지는 찜질방이나 모텔에서 자니 비용도 60만원밖에 들지 않았다. 부산대 의대 본과 4학년때 대학생활을 의미있게 마치자며 시작한 여행에서 뿌듯함과 감동이 남았다.

“마음속 감동이 사라지기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어요.”

책 곳곳에는 여행지역에서 받은 인상과 생각 등을 담았다.엉뚱하고 발랄한 생각들도 재미있다.

진해에서는 30만 그루의 벚나무를 보며 15만 명의 진해시민들이 한 사람당 2그루씩 벚꽃과 짝을 정해준다면 시민들이 벚꽃에 대한 자부심을 더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강릉 경포대에서는 옛날처럼 호수에 나룻배 띄워놓고 뱃놀이하면 좋겠다는 생각 등을 담았다.

여행중 만난 여대생은 충격이었다.전남 땅끝마을에서 강원도 고성을 향해 혼자 걸어온 그녀는 한반도를 대각선으로 한달째 걷는 중이었다.

그녀에게 “혼자 여행이 무섭지 않느냐”고 물었다.“농촌에서 혼자 사시는 할머니들이 잠을 재워주고 격려해주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오히려 훈훈한 인심을 확인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대학시절에도 숙소가 있던 부산 송도해수욕장에서 대학병원까지 4㎞를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지금도 일과를 마치면 1시간쯤 바람속에 몸을 맡긴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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