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맞아 대학가 주변 반강제 토익교재 판매로 신입생들 피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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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대구교육대 신입생 洪모(19.대구시서구비산4동)군은 지난달 24일 학교에 입학등록하러 갔다가 등록창구앞에서 학교선배라며 접근한 사람으로부터 반강제로 39만원짜리 토익교재(테이프.책)를 사야 했다.

'선배'라는 사람은 등록과정에서 잘 모르는 일을 자세히 안내해 주는등 친절을 베푼 뒤“설문조사를 할게 있다”며 洪군을 교문바깥에 세워둔 승합차안으로 데리고 가 형식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 척하다“토익교재를 사라”며 붙들고 놓아주지 않

았다.

그러나 교재를 살 마음이 없었던 洪군은 그 자리를 벗어날 방법을 궁리하던중“마음에 들지 않으면 1주일안에 해약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하는 수 없이 교재를 사기로 했다.

그러나 사흘뒤 해약을 요구했으나 들어주지 않아 한국소비자연맹 대구지부에 신고,도움을 요청했다.

신학기를 맞아 대학 주변마다 외판원들이 대학사정을 잘 모르는 신입생을 상대로 이처럼 토익교재등을 반강제로 파는 행위가 성행해 피해를 보는 학생들이 많다.

외판원들은 주로 신입생들에게 '대학 선배''학생회 간부'또는“어학교재를 만드는 회사에서 설문조사하기 위해 나왔다”며 접근,차안으로 데리고 가 교재를 살 때까지 놓아주지 않고 갖은 수단을 동원해 반강제로 계약케 하는 방법을 쓴다.

창원대 신입생 박광률(19.부산시해운대구반송동)군도 지난달 20일 합격증을 받으러 갔다가 교문앞에서 대학 선배라며 접근한 20대 남자로부터“취직문제가 심각한 만큼 1학년 때부터 토익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말에 충격받아 35

만원짜리 교재를 선뜻 계약했다.

朴군은 그러나 어머니로부터“속았다”며 꾸지람을 들은 뒤 이를 후회,해약하려 했으나 교재에 판매처 주소나 전화번호도 적혀 있지 않아 반품이 어렵자 한국소비자연맹 부산지부에 호소,해약할 수 있었다.진주 경상대 신입생 金모(19.진주시

신안동)양도 수강신청하러 갔다가“어학교재연구원에서 좋은 교재를 만들기 위해 대학생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나왔다”고 접근한 30대 남자에게 승합차안으로 이끌려 들어가 반강제로 35만원짜리 토익교재를 10개월 할부로 구입했다.교재를 사

지 않으려던 金양에게 이 외판원은“일단 집에 가서 들어보고 마음에 들면 사라”며 강요,하는 수 없이 교재를 갖고 갔으나 교재가 조잡하고 마음에 들지않아 해약을 요구했지만 들어주지 않아 고민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 부산지부 이홍임(李洪任.43)씨는“이같은 피해신고가 부산에서만 지난달부터 지금까지 60건에 이른다”며“학기초에도 같은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대학측이 신입생들에게 예방책을 알려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방문할부판매법에는 20세가 안된 미성년자에게는 방문할부판매를 할 수 없게 돼 있고 계약했더라도 10일이내에 해약을 요구할 수 있으므로 강매를 당했거나 충동구매를 했다면 바로 해약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대구.진주>

=김상진.이무영.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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