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 남용 만성 편두통 환자 뇌졸중 발생 위험 높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흔히 어떤 증상이 나타날 때 스스로'신경성일 것'이라고 판단하고 지나치기 쉽다.그러나 자칫 조기진단.조기치료 시기를 놓쳐 만성병으로 진행시키는 경우가 많다.

두통도 대표적인 병중의 하나.두통은 세계 인구의 절반정도가 1년에 한번쯤은 심하게 시달린다고 할 만큼 흔한 증상으로 원인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으나 편두통과 긴장성 두통이 가장 많다.물론 두가지가 혼합된 경우도 많다.

서울대의대 신경과 노재규(盧宰圭)교수는“두통은 종류에 따라 치료및 예방약이 달라진다”며“1주일에 한번정도가 반복되거나 그렇게 자주 반복되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만큼 심한 통증이 있으면 반드시 전문가를 찾아볼 필요가 있

다”고 밝힌다.

그러나 우리현실은 대부분의 두통환자가 시중약국에서 진통제를 복용해 그때그때 두통증상을 넘기는 경우가 대부분.실제로 盧교수팀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선 두통발생시 의사 처방에 의해 두통약을 복용한 경험이 있는 환자는 긴장성

두통이 22.2%,편두통이 14.5%에 불과하다.

◇편두통=“한달에 한두번은 몇시간 또는 하루 이틀동안 머리가 욱씬거리면서 눈이 빠질듯 아파요.두통이 시작되기 직전에 눈앞에서 불빛이 번쩍거리거나 눈이 아물아물해요.머리가 많이 아플 땐 늘 메슥거리면서 때론 토해요.스트레스가 쌓이면

더 자주 나타나요”라는 A(32.여)씨는 전형적인 편두통 증상을 나타낸다.

편두통은 대표적인 혈관성 두통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2배이상 많으며 청소년기에 가장 많고 나이가 들면 감소한다.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편두통은 그 부위의 뇌혈관이 통증을 느끼지 전에는 좁아지다가 통증이 시작되면 반대로 확장되며,편두통 환자는 뇌졸중 발생위험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따라서 심한 편두통 증상이 반복되면 뇌혈관이 손상받을 수 있

으므로 발병 초기에 적절한 치료제를 사용해 병의 만성화및 합병증 발생을 막아야 한다.

두통을 악화시키는 요인은 스트레스나 생리현상과 초콜릿.치즈.기름진 음식,오렌지.토마토.양파등 타이라민이 들어있는 음식,번쩍이는 불빛,먹는 피임약,갑작스러운 압력변화등.따라서 편두통 환자는 이런 것들을 가급적 피해야 한다.

“나는 한쪽 머리만 아픈게 아니라 양쪽 머리가 아프므로 편두통은 아니다”라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그러나 편두통이라고 해서 한쪽 머리만 아픈 것은 아니다.또 불빛이 번쩍거리는 것같은 전구증상 없이 두통만 나타나는 환자도 많다.그러나

두통 발작중 밝은 빛이나 소리에 아주 민감해지는 증상은 흔히 나타난다.또 메슥거리거나 토하는등 소화불량 증세로 착각하기 쉬운 경우도 있다.잠을 자면 두통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편두통이 만성화되면 합병증으로 팔다리 마비.눈 근육마비.일시적인 실명등 신경학적 이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치료는 환자 상태에 따라 6개월 정도 예방약을 쓰기도 하고 증상이 나타날 때 치료제만 쓰기도 한다.

◇긴장성 두통=뒷목이 땡기거나 뻣뻣한 증상을 보인다.피로나 긴장등의 스트레스로 머리의 근육이 지속적으로 수축함으로써 일어난다.주로 아픈 부위는 뒷머리.말 그대로 정신적 긴장이 주범인데 긴장→근육수축→통증→근육수축의 악순환으로 두

통이 심해진다.삼성의료원 신경과 나덕렬(羅悳烈)박사는“뒷목이나 어깨를 주물러 줘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거나 따뜻한 목욕등이 도움이 되며 심하면 안정제 같은 약을 쓰기도 한다”고 설명한다.긴장성 두통 예방법으로는 규칙적인 운동,충분한

수면,올바른 자세,스트레스에서 벗어나려는 노력등이 권장된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사진설명>

인구의 절반이 1년에 한번쯤은 심하게 시달린다는 두통.증상이 가볍더라도

자주 반복되거나 정도가 심할 때엔 반드시 전문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및 치료를 받아야 만성두통으로의 진행을 예방할 수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