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색모임>'힘든 병수발도 즐겁기만 합니다'- 인천남구 주부자원봉사대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대소변을 받아내고 물수건으로 몸 구석구석을 닦아주며 하루빨리 회복되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89년 인천지역 40,50대 주부를 중심으로 구성된'인천시남구 자원봉사대'회원 50명이 뇌출혈로 병원에 입원중인 임종분(45)씨를 밤낮없이 교대로 극진히 간병 봉사활동을 벌여 이웃사랑을 앞장서 실천하고 있다.

봉사대가 남구숭의3동 단칸셋방에서 어렵게 혼자 사는 林씨가 뇌출혈로 쓰러져 기독병원으로 옮겨 수술받았으나 가족이 없어 병원측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것은 지난 12일.봉사대는 이날 저녁 곧바로 임시회를 열고 회

원 4~5명씩 12개조를 구성해 13일부터 교대로 전신마비 증세를 보이는 林씨를 간병하기 시작했다.

매일 아침 가장 먼저 병실에 도착한 회원은 침실 청소부터 시작한다.나머지 회원이 도착하면 한명은 林씨의 아침식사를 거들어주고 또다른 두명은 목욕시킬 물을 준비한다.

이어 회원들은 林씨의 대소변을 받아내고 따뜻한 물을 흠뻑 적신 대형 타월로 목욕시킨 뒤 깨끗한 환자복을 입혀주는 것으로 오전 일과를 끝마친다.

오후에 회원들은 집에서 가져온 과일을 깎아주며 林씨가 좋아하는 책을 읽어주거나 말벗이 돼준다.이후 회원중 한명은 林씨가 저녁식사를 끝내고 잠들 때까지 곁을 지킨다.말을 약간 더듬는 林씨는 회원들의 이같은 정성스런 보살핌에 대한 고

마움을 눈물로 대신하고 있다.봉사대 회장 서영석(徐榮錫.53.주부)씨는“林씨도 빨리 회복해 우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는 뜻을 눈빛으로 전하고 있다”며“회원들과 언니.동생사이처럼 친해진 林씨를 퇴원뒤에도 계속해 돕고 싶다”고 말했다.

〈정영진 기자〉

<사진설명>

인천시남구 주부자원봉사대 회원들이 기독병원에 입원중인 임종분씨를

정성스레 간병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