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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산불 비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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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금 전국 산야가 산불 비상에 걸렸다.3년째 봄가뭄이 계속되면서 지난 사흘간만 36건의 큰 산불이 났다.피해면적이 1백만평에 달한다.지난해 산불 피해지역의 두배를 넘는다.특히 경남북 지역엔 최저습도가 10~20%로 대지가 바싹 말

라 있고 강한 바람마저 불고 있다.여기에 날씨가 따뜻해지고 등산.행락인파가 늘어나면 산불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다.담뱃불 하나로 전국 산야를 불태울 위험에 처했다.

건국이래 최대 산불이라는 강원도 고성(高城)산불의 참화를 겪은지 1년만이다.산불이 한번 나면 지하 2㎝ 밑의 미생물까지 태우는 참담한 국토의 초토화(焦土化)현상이 일어난다.3년이 지나야 토양이 회복되고 10년이 지나야 작은 나무가

자랄 수 있다.고성 숲의 경우 50년이 지나야 생태계가 복원된다.

이처럼 국토를 초토화하는 산불의 태반이 입산자의 부주의로 인한 실화(失火)라는 통계다.그밖에 논.밭두렁 태우기나 성묘객의 부주의,쥐불놀이같은 어린아이들의 불장난이 산불의 요인이다.거의 모두가 사람들의 작은 부주의로 발생하는 국토의

소실이다.

산불조심은 평년으로 치면 3~4월이지만 올해 산불비상은 기후 탓으로 앞당겨졌다.등산.입산자들의 각별한 경각심과 지방자치단체의 세심한 사전.사후대비가 있어야 한다.요즘처럼 건조하고 바람이 심한 날의 산은 화약고나 다름없다.등산시간도

가능하면 덜 건조한 오전을 택하고 오후나 야간산행은 삼가는게 좋다.출발전 라이터나 성냥은 일절 두고 떠나야 한다.아직도 산행에서 취사를 하는 사람은 입구에서 엄격히 통제해야 한다.자치단체들은 최근 자주 발생된 방화범 색출에 주력하

고 경계태세를 갖춰야 한다.

산불이야말로'설마 나는 괜찮겠지'하는 작은 부주의에서 비롯된다.나의 산행,나의 담뱃불부터 먼저 챙기고 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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