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묘기' 우희용씨, 유로 2004 CF 골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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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T-모바일' 광고 촬영을 하는 장면이다. 위 사진은 지난 2월 중앙일보 스튜디오에서 축구 묘기를 선보인 우희용씨.

축구 묘기 아티스트 우희용(38)씨가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의 광고 모델이 됐다.

이달부터 영국의 5개 TV채널에서 방영되고 있는 30초짜리다. 우씨가 공원 잔디밭에 누워 휴대전화로 통화하면서 축구공으로 각종 묘기를 보여주는 내용. "유로2004 기간에 통화 요금을 할인해 주니 축구도 즐기고 통화도 즐겨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유로2004 공식 스폰서인 독일의 다국적 통신업체 'T-모바일'이 제작한 CF다.

지난달 미국 마이애미에서 촬영한 이 광고는 6월 12일 유로2004 경기가 개막되면 유럽 각국에서 프라임 타임인 오후 8~10시 사이에 방영될 예정이다.

T-모바일은 모델을 뽑기 위해 유럽 전역에서 대상자를 엄선했다. 그리고 2002년 12월 유럽 축구묘기 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우씨를 최종 낙점했다. 광고 제작진은 "유로2004 경기에서 데이비드 베컴을 보기 전에 미스터 우를 (광고로) 먼저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씨는 올해 초까지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방영된 나이키 광고에서 브라질 국가대표 호나우디뉴와 묘기 경쟁을 벌이는 '스틱맨'으로 출연했다. 스틱맨은 얼굴과 몸통이 애니메이션 형태로 처리돼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당시 촬영이 끝난 뒤 호나우디뉴가 우씨에게 정중하게 사인을 받는 사진이 공개돼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우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CF가 나간 지 2주 정도밖에 안 됐는데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알아보고 인사를 건넨다. 공연 요청과 광고 출연 제의도 두배 이상 늘었다"고 광고에 대한 현지의 반응을 전했다.

그는 1989년에 헤딩 오래 하기 세계신기록(5시간6분30초, 38만9694회)을 세워 기네스북에 올랐다. 2002년 영국으로 건너간 우씨는 1회 공연(10분 기준)에 최소 2000파운드(약 400만원)를 받는 축구 묘기 아티스트로 유럽 전역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본지 2월 10일자 S1면)

우씨는 "기회가 된다면 한국을 방문해 '축구 묘기 교실'을 열고, 국내 브랜드를 해외에 홍보하는 광고에도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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