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 아워’ 감독 미타니 고키 “남에게 웃음 주는 건 행복한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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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일본 영화감독 미타니 고키(三谷幸喜·47·사진)는 희극 분야의 르네상스맨이다. 연극으로 시작해 텔레비전·영화로 영역을 넓혀왔다. ‘미타니 사단’까지 있을 정도로 연극·영화계에 인맥이 두텁다.

한국에서도 영화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로 이름이 나있다. 지난달엔 그의 연극 ‘웃음의 대학’이 황정민 주연으로 대학로 무대에 올랐다. 평일 좌석점유율이 95%를 넘을 정도로 성공했다. 지난달 말까지로 예정됐던 공연은 이달 14일까지 연장됐다. 전쟁의 시대에 희극을 없애려는 검열관과 희극작가의 코믹한 대결 이야기를 그렸다.

지난주엔 미타니의 신작 영화 ‘매직 아워’가 한국서 개봉됐다. 보스의 애인과 바람이 났다가 들킨 막내 조직원 이야기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전설의 킬러를 보스 앞에 대령시켜야 하지만 여의치 않자 엑스트라 배우를 속여 킬러로 둔갑시킨다.

행복할 행(幸)과 기쁠 희(喜)자를 쓴 이름 그대로 모든 작품에서 행복과 기쁨을 추구하는 그가 궁금해 e-메일로 인터뷰했다.

-코미디 장르만 계속해왔는데.

“사람은 행복하기 위해서 태어났지만 세상은 고생스럽다. 내가 만든 웃음으로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걸 보는 것만큼 행복한 건 없다. 평생 ‘웃음’을 추구해온 이유다.”

-활동 영역이 넓은데.

“연극으로 시작했지만, 영화·TV드라마에도 연극적 요소가 많다. 영상을 통해 연극적인 느낌을 전달할 때 발생하는 웃음을 표현하고 싶다. 평범한 등장인물이 특별한 행동을 하는 것도 아닌데, 보는 사람들은 뭔가 가슴에 크게 와 닿는 게 있는 이야기, 줄거리는 슬퍼도 관객은 웃길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품위 있는 웃음을 준다.”

-‘매직 아워’에선 ‘거짓말’과 ‘가짜’가 테마다.

“가짜가 진짜가 되는 이야기가 좋다. 거짓말로 가짜가 만들어지고, 가짜가 거짓을 연기해 진짜가 되는 마법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소재는 20대에 읽었던 신문 기사에서 얻었다. 몰락한 야쿠자가 학생 아르바이트를 모집해 영화 촬영이라 속이고 싸움에 데려갔다는 얘기였다. 지금 확인할 방법은 없고. 가만, 꿈속에서 본 기사인가? (웃음)”

-차기작은.

“구상 중이다. 확실한 건 다음도 ‘코미디!’라는 것이다. 앞으로 한국 문화콘텐트를 연구해 작품을 만들고 싶다. 한국과 궁합이 좋은 거 같다.”

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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