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高달러 잡기 한국은행 이례적 개입-18,19일 보유외환 풀어 진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달러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19일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 환율은 당국의 강력한 시장 개입으로 기준율(8백78원70전)보다 13원70전이 낮은 8백65원에 첫 거래를 시작한 후 오전중 가격변동 허용폭인 19원70전까지 떨어진 8백59원에 이른후 회복되지 못하

고 마감됐다.달러 시세가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 것은 95년 12월1일 하루 가격 허용 변동폭이 2.25%로 늘어난 후 처음이다.

이에따라 20일 고시될 매매기준율은 달러당 8백59원30전이 될 전망이다.달러 시세는 18일에도 최고 8백87원에서 최저 8백69원20전까지 떨어지는등 극심한 기복을 보이며 사상 최대의 변동폭(17원80전)을 기록했었다.

외환시장이 폭등락을 거듭함에 따라 시장 참가자들도 극도의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김명한(金明漢) 체이스은행 부지점장은“기업체 환딜러들이 환율이 곤두박질하는 바람에 많은 손해를 본 것으로 안다”면서 당국의 개입강도가 이례적

으로 강한데 대해 당혹해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특히 거래액이 평균치보다 2배를 웃돌았던 18일 달러화를 매입한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달러 시세의 폭락으로 하루만에 매입액의 3%가 넘는 환차손을 보게 됐다.

◇왜 이러나=직접적으로는 한국은행이 이례적일 정도로 많은 양의 보유 외환을 내다팔면서 환율을 잡겠다는 의사를 강력히 보였기 때문이다.한은의 이같은 의지는 18일 외환시장에서 유감없이 과시됐다.

18일 달러시세는 개장 초반 당국의 개입설에도 아랑곳없이 폭등세를 계속했다.오전10시쯤 당국이 달러화를 풀기 시작하자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다시 곧바로 폭등,오전10시7분쯤 사상 최대치인 8백87원을 기록했다.

특히 당국의 단기 방어선으로 여겨졌던 8백80원이 무너지자 환율을 불문하고 무조건 사달라는 주문이 들어올 정도였다.

그러나 한은의 대대적 물량공세와 함께 오전11시30분 한은 허고광(許高光)국제부장이 기자 간담회를 갖고 중앙은행의 강력한 개입 의지를 시사하면서 달러 시세는 누그러들기 시작했다.

오후2시 달러 시세가 8백71원으로 떨어지자 이를 바닥권으로 본 일부 시장 참가자들이 적극적으로 달러화를 사들이기 시작했다.그러나“외화차입을 앞당겨서라도 환율 거품을 해소시킬 것”등의 당국의 구두경고가 전해지면서 결국 달러 시세는

수그러들었다.이로 인해 은행들이 수차례에 걸쳐 환율을 재고시하는 바람에 은행 창구마다 대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환율 전망은=한은 관계자들은 달러화 폭등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사가 분명히 전해진 이상 달러시세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는 19일 엔화및 원화 환율 전망을 발표하면서 원화는 올 상반기중 달러당 9백원선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했다.

엔화는 일본의 경기부진,미국의 안정성장등 원인 때문에 상반기중 달러당 1백25엔 수준으로 떨어지다 하반기에는 1백15~1백18엔으로 회복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원화도 하반기 이후에는 8백50~8백70원으로 상승세로 돌아선다고 이 연구소는 예상했다. 〈박영수.박장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