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 입장권 없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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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피겨 여왕’ 김연아(18·군포 수리고·사진)의 팬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김연아가 출전하는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12월 11~14일·고양)이 열리기를 고대하며 기다렸지만 현장에서 그의 연기를 보는 건 거의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랑프리 파이널 입장권 판매를 대행하는 티켓링크 관계자는 4일 “이날 오후 1시부터 예매를 시작한 2차 판매분 501장이 15분 만에 매진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1차 판매분 1248장은 예매 시작 40분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2차 판매분도 순식간에 매진되자 팬들은 “서버가 다운돼 접속조차 하지 못했다. 돈 내고 보고 싶다는데 볼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김연아의 팬카페를 중심으로 “그랑프리 파이널 입장권을 구한다”는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지만 팔려는 사람이 없어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회가 열리는 고양시 덕양어울림누리 빙상장의 수용 인원은 가변 좌석을 포함해 3650석이다. 하지만 이 중 일반 팬들에게 배정된 표는 반이 채 안 되는 1749장뿐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나머지 입장권은 어디로 갔을까. 개최 비용 10억원을 부담한 경기도와 고양시, 고양시빙상경기연맹 등에 총 500장이 돌아갔고, 참가 선수 가족석 114장,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관계자 20장 외에 주관 방송사와 미디어 좌석 등을 합쳐 총 1901장이 초청권으로 풀렸다. 하루 전체 입장권 가운데 52%가 초청권인 셈이다.

결국 대회장 유치 과정에서 5000여 석짜리 목동실내링크 카드를 포기했던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정책적인 판단 오류, 일산 킨텍스(KINTEX) 특설링크 설치 제의를 포기한 고양시빙상연맹의 근시안적인 결정이 국내 피겨팬들의 열기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라는 지적이다.

한 빙상인은 “서울시에서 주최 측인 빙상연맹과 ISU에 ‘5억원 지급+ 목동실내링크 개·보수’ 카드를 제시했지만 이를 물리친 빙상연맹 결정이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캐나다에서 훈련 중인 김연아는 9일 새벽 3시45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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