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ESTATE] 재개발·재건축‘조합원 알짜 매물’수두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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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서울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에 일반 분양분보다 싼 조합원 입주권이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10월 분양된 강남권 재건축단지 공사 현장.


위축된 청약시장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끌었던 강북권 재개발 단지들에 분양가보다 싼 조합원 입주권 매물이 늘고 있다. 8월 동대문구 전농동에서 분양돼 1순위 경쟁률이 7대 1이었던 래미안전농2차 110㎡의 조합원 입주권이 최근 3억6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이 주택형의 일반 분양가는 4억8000만원 정도였다. 인근 J공인 관계자는 “비싼 이자를 물면서 수억원대에 달하는 추가부담금을 내느니 팔고 나가겠다는 조합원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5월 1순위 20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던 성북구 종암동 재개발단지(래미안종암3차) 108㎡도 일반 분양가보다 1000만원가량 싼 4억7500만원 선에서 조합원 매물이 나온다. 종암동 두양공인 송형국 대표는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로 일반 분양분 분양권 매물까지 가세하자 입주권을 매물로 내놓은 조합원들이 조급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분양가 선에서 나오는 일반 분양분보다 가격을 낮춘다는 것이다.


개발 호재가 많은 용산에서 최근 나와 순위 내에서 대부분 마감된 신계e-편한세상의 조합원 입주권도 일반 분양가보다 2000만원 정도 싸다.

재건축 단지들도 마찬가지. 후분양돼 입주가 얼마 남지 않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에선 일반 분양가와 조합원 입주권 급매물 가격 차가 더 벌어진다. 최근 분양한 서초구 반포주공2단지 재건축 단지 113㎡는 일반 분양가보다 1억2000만원 정도 싼 10억5000만원이면 조합원 입주권을 살 수 있다. 인근 옛 반포주공3단지 재건축 아파트 116㎡도 일반 분양가보다 2억원 정도 싼 9억5000만원짜리 급매물이 중개업소에 나와 있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입주할 계획이 없던 조합원들이 입주가 다가오자 급한 마음에 매도 호가를 경쟁적으로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을 앞둔 단지들에서도 예상 일반 분양가보다 싼 조합원 입주권 매물이 쉽게 눈에 띈다. 용산구 용산역 주변 주상복합들은 내년 3.3㎡당 3600만~3800만원에 일반 분양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들 단지의 조합원 입주권 급매물은 이보다 3.3㎡당 200만~300만원 싸게 나온다. 한강로2가 B공인 관계자는 “10억원 이상인 추가 부담금을 내기 어려운 조합원들이 매물로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재개발투자연구소 김학주 소장은 “실물경제가 본격적인 하락세로 접어들고 있어 추가 부담금 마련이 쉽지 않은 조합원들의 매물이 늘어나면 입주권 시세는 더욱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재개발·재건축 단지를 노리던 수요자들은 주택마련 계획을 바꿀 필요가 있다. 이제까지 조합원 입주권에 비해 저렴하고 한꺼번에 목돈이 필요없던 일반 분양분의 매력이 줄었기 때문이다. J&K부동산투자연구소 권순형 소장은 “일반 분양분 청약 전에 동·호수가 확정된 조합원 입주권 시세를 확인해 조합원 입주권과 일반 분양분의 층·향, 분양가 등을 비교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일·권이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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