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정풍물산 私募CB 대량 인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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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기아그룹이 계열사인 기아인터트레이드를 통해 전화기 생산업체인정풍물산의 사모전환사채(CB)를 대량으로 인수,기아의 정보통신사업 진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풍물산은 11일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총 1백46억원어치의 사모전환사채를 발행해 이 CB를 전량 기아인터트레이드에 넘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아인터트레이드가 인수한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정풍물산의 지분 85.8%를 갖게 돼 사실상의 주인이 된다.
기아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정풍물산의 법정관리가 오는 3월이면 해제되고 현재 진행중인 신규사업이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돼 투자한 것일 뿐”이라며“이번 CB 인수가 정풍물산을 인수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아인터트레이드는 정풍물산에 거액의 돈을 빌려주고 있는 상태에서 추가로 금리가 연 5%에 불과한 CB를 단순한 투자목적으로 사들였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게 증시 관계자들의시각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기아그룹이 LG그룹이 하는 PCS컨소시엄에소액(1%)의 지분참여를 하는등 정보통신사업 진출을 시도해 왔다”며“이번 CB 인수는 정풍물산 인수를 통해 정보통신사업에 진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정풍물산은 같은날 공시를 통해 사업목적에 정보통신기기 제조및 판매업을 추가해 기아그룹의 정보통신사업 진출 가능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정풍물산은 80년7월 이후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전화기 생산업체로 96년6월말 현재 자본잠식 규모가 1백63억원에 달하는자본금 24억원 규모의 회사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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