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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손님방 '링컨.퀸침실' 募金위한 접대소 전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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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 민주당의 정치자금 스캔들을 둘러싸고.링컨 침실'과.여왕침실'로 불리는 백악관의 손님방이 구설수에 올랐다. 빌 클린턴 대통령 부부는 지난해 11월 대통령 선거에 앞서 95~96년 2년동안 5백77명,첫 임기를 통틀어서는 약 9백명의 손님을 초청해 백악관의.링컨 침실'에서 하룻밤을 보내도록해주었으며 숙박객중 상당수가 민주당에 거액을 기 부한 것으로 밝혀졌다.백악관이 모금운동을 위한 숙박시설로 전락했다는 얘기다. 미 언론들은 10일 일제히 이같은 사실을 보도하면서 숙박 손님들이 낸 기부금 총액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신원이 드러난 73쌍중 최소한 27쌍이 클린턴 1기 재임시절에 3백만달러 이상을 헌금했다고 지적했다. 숙박객의 대부분은 대통령 부부의 가까운 친구나 친척들이었지만적지않은 사람들이 민주당전국위가 백악관에 제출한 헌금자 명단에서 선정됐다고 한다.따라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나 조지 부시대통령 시절의 숙박 손님에 비하면 그 수가 압 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클린턴 대통령의 침실과 방 네칸을 사이에 둔 링컨 침실과 그맞은편의 여왕침실등 두 개의 방중 하나에 묵고 간 손님들중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컴퓨터 재벌 류 바서만은 각각 30만달러와 33만5천달러를 기부했다. 링컨 대통령이 집무실로 사용했고 노예해방선언문등 유서깊은 물건들이 가득찬 빅토리아풍의 링컨 침실은 재클린 케네디가 실내장식을 일일이 감독한 것으로 알려졌다.또 장미목으로 만든 침대의경우 크기가 가로 1.8,세로 2.4를 약간 넘 으며 1861년 링컨 대통령의 부인이 직접 장만,1백년이 넘은 것으로 손님들중 상당수는 화려한 침대에 누워 백악관이 주는 분위기에 압도된 나머지 뜬 눈으로 밤을 새운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워싱턴=김용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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