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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품질의 비밀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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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우는 우리 민족과 오랜 세월 함께 한 ‘지조 있는’ 소다. 한반도에서 신석기 시대부터 키웠다. 기원은 BC 1800∼2000년 인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도소와 유럽소의 ‘교잡종’이란 설이 있다. 원래는 일소였다.

그러나 최근엔 고기소로 용도가 바뀌었다. 털색에 따라 황소·칡소·흑소로 분류된다.

이 중 누런 황소가 전체 한우의 90% 이상이다. 칡소는 노란 색 바탕에 검은 줄무늬(호랑이 무늬)가 있는 ‘얼룩빼기 황소’다.

최근 소싸움장에 나와 화제가 됐다. 흑소는 일제시대에 일본으로 건너가 화우(와규)의 원조가 된다.

한우는 체질이 강건하며 성질이 온순하다. 먹이(사료)가 다소 부실해도 잘 적응한다. 비교적 사육하기 쉽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른 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풍부한 영양소는 올레인산. 이는 혈관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 지방의 일종이다.

한우개량사업소 노승희 박사는 “올레인산은 쇠고기의 맛·풍미를 결정하는 요인 중 하나”이며 “한우는 전체 지방 중 올레인산 비율이 48%나 돼 맛이 뛰어나고 건강에 유익하다”고 설명했다.

한우는 곡물 비육우다. 옥수수가루 등 곡물을 먹여 살찌운 소라는 뜻이다. 반면 호주·뉴질랜드산 소는 목초 비육우다. 광활한 초지에서 풀을 뜯어 먹고 자란 소다. 맛은 곡물 비육우가 낫다. 곡물을 먹으면 마블링(근내지방)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미국산 소도 한우처럼 곡물 비육우다.

한우는 대개 도축한 지 1∼2주 뒤에 소비된다. 적당히 숙성된 상태로 맛의 절정을 이룬다.

또 대부분 냉장 유통된다. 반면 수입 쇠고기는 냉동육이 주다. 냉장육이라 하더라도 배를 타고 우리나라까지 오는 데 3∼4주는 걸린다. 항공 운송되는 수입 냉장육도 있지만 이 분량(주로 호텔용)은 극히 제한적이다.

수입 냉장육은 진공포장된 상태로 국내에 들어온다. 진공포장을 하지 않으면 각종 세균(특히 공기를 좋아하는 호기성 세균)이 증식해 고기가 상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진공포장할 때 육즙이 많이 빠져나간다는 것.

경상대 축산학과 주선택 교수는 “이때 맛 성분도 함께 배출된다”며 “수입 냉장육의 맛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에서 사육 중인 한우 수는 약 200만 마리. 뼈에 살이 붙어있는 지육 상태에선 한우인지 아닌지 식별이 가능하다. 그러나 뼈를 발라낸 정육 상태에선 전문가라도 구분이 어렵다. DNA 검사까지 동원해야 진위를 가릴 수 있다.

한우든 수입 냉장육이든 냉장고에 1주 이상 보관한 것은 주저 없이 버리는 게 남는 장사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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