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유행은 자연색-누드 메이크업에 눈화장만 진하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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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자연에 대한 그리움'.올 봄 유행의 흐름을 한마디로 말하라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세기말의 혼돈과 환경오염에의 공포,첨단으로 치닫는 과학문명….이런 것들에 대한 반발심리 탓일까. 이미 쇼 윈도를 대부분 점거해버린 봄옷들과 슬슬 고개를 내미는 색조 화장품들은 생동하는 봄을 빼닮은 극히.자연스런'아름다움을 제시하고 있다. 남보다 한발 앞서 봄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해 머지않아 봄거리를 휩쓸 화장과 패션의 유행을 미리 들여다본다. ◇화장=맑고 투명한 피부,연한 오렌지나 베이지색 입술,푸른 빛이 도는 눈매.올 봄 화장 경향의 3박자다. 우선 피부 표현을 살펴보면 파운데이션을 가볍게 펴발라 화장한듯 안한듯한 느낌의 이른바.누드(Nude)메이크업'이 지난해에이어 올해까지 강세.입술 화장도 원래 입술색에 가까운 베이지.브라운.오렌지등 자연스런 색깔로 보조를 맞춘다. 립스틱 색상이 밋밋한 만큼 입술선을 또렷하게 그려주고 립글로스나 펄이 들어간 립스틱을 덧발라 촉촉한 광택을 더해주는게 포인트. 다른 부분이 튀지않는 만큼 눈화장은 다소 진해지는 추세다. “화사해진 계절과 옷 색깔에 맞춰 숲과 물을 연상시키는 파랑과 초록의 섀도.마스카라로 눈매를 강조해주는 메이크업이 인기”라는게 태평양 미용과학연구팀 권금주씨의 설명. ◇패션=.딱딱한 선과 우울한 색채로부터의 해방-'.지난 가을파리.밀라노에서 열렸던 97춘하컬렉션에선 올 봄 패션이 지난 수년간 풍미한 유니폼 풍을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여성미를 강조하는 쪽으로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이제 매장마 다 새로 내걸린 봄옷들은 그 예측이 빗나가지 않았음을 증명해준다. 무엇보다 깊이에 따라 달라지는 바닷빛 만큼이나 다양한 톤의 파란 색들을 필두로,오렌지.연두.보라의 파스텔 색조와 흰색.베이지.브라운등 자연색까지 생생한 색감이 되살아났다.몸에 자연스럽게 달라붙는.가늘고 긴(Long & Slim)' 실루엣은 여전하지만 대신 셔링.프릴.러플등으로 불리는 갖가지 주름장식과 리본.자수등 달콤하고 여성스런 디자인의 요소가 대폭 가미됐다. 특히 주름장식은 블라우스의 목선과 소매뿐만아니라 치맛단과 바짓단까지 물결치고 있을 만큼 인기. 이밖에 앞이나 옆에 길게 트임이 들어간 슬릿스커트,비치는 시퐁과 레이스를 겹쳐 만든 원피스,커다란 과일과 꽃무늬 프린트 셔츠와 바지등은 올 봄 유행의 전면에 나선 아이템들이다. 〈신예리 기자〉<사진설명> 깔끔한 정장속에 주름장식이 달린 블라우스를 받쳐입어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차림. 〈마레몬테 제품〉 올 봄엔 기하학적 무늬보다 꽃.과일등 자연을 연상시키는 프린트물이 많이 눈에 띈다. 〈비키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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