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샤인" 돌풍 음반도 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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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강압적인 천재수업 때문에 불운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 마침내 재기(再起)에 성공한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갓(50).천재와광기로 얼룩진 그의 감동적인 삶을 그린 영화.샤인'이 지난달 25일 호암아트홀에서 개봉된 후 음악계에도.샤인 돌풍'이 일고있다. 필립스 레이블로 출시된 사운드트랙 앨범이 빌보드 차트 영화음악1위,크로스오버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판매고 2만5천장을 돌파했고 지난해 나온 헬프갓의.라흐마니노프앨범'(BMG)도 1천장이 팔려나갔다..샤인'사운드 트랙 앨범에는 헬프갓의 실제 연주로 리스트의.헝가리 광시곡 제2번'과.라 캄파넬라',림스키 코르사코프의.왕벌의 비행',라흐마니노프의.피아노 협주곡 제3번'등이 담겨 있다. .라흐마니노프 앨범'은 지난 95년 11월 코펜하겐에서 녹음된 실황 레코딩.주인공 헬프갓이 연주도중 쓰러지고마는 문제의 작품인 라흐마니노프의.피아노 협주곡 제3번'이 수록돼 있다. 이 영화에서 주제가처럼 사용되고 있는 비발디의 칸타타.세상에참 평화 없어라'(데카)도.샤인 특수(特需)'에 힘입어 덩달아팔리고 있어 음반업계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또 국내 공연 매니지먼트사들이 앞다퉈 헬프갓의 내한공연을 추진중이다.연내그의 서울 공연이 성사될 경우 전석 매진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영화와 함께 사운드 트랙 앨범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을보이고 있는 것은 실제 인물의 삶을 다룬 것이란 점 외에도 과열된 예술 조기교육의 폐단이 나타나고 있는 국내 음악계 현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호주 멜버른에서 폴란드계 유대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헬프갓은 70년 런던 로열 앨버트홀 공연 이후 10여년을 정신병원에서 보냈다.25년만에 다시 무대에 선 그는 지난 1월말 호주 펜리트에 위치한 존 서덜랜드 아트센터에서 2집 녹음에 돌입했다.이 음반에는 쇼팽의.프렐류드'등 독주곡이 수록될 예정. 그는 연주나 녹음 도중 눈을 반쯤 감은 채 계속 중얼거리는 버릇이 있다.“계속 연주해”“지금 잘 하고 있어”“라라라”“웃어봐”“잘 연주하면 살아 남을 수 있어”“걱정은 금물이야”….그는 한 공연에서 연주를 중단하고“여기가 바로 어 려운 부분이야”라고 중얼거린 다음 연주를 다시 시작한 적도 있다.그의 연주의 장점은 5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 소년 같은 천진난만함과 따뜻함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 15년 연상의 부인 질리언은 미국 펭귄출판사에서 나온 회고록.철저히 당신을 사랑하라' (Love You to Bits and Pieces)에서 남편의 생활을 .천국'에 비유한다. 시드니에서 북서쪽으로 2시간 달리면 나오는 전원풍의 마을에서헬프갓은 하루 적어도 6시간씩 연습에 몰두한다. 헬프갓은 피아노에 집중하기 위해 멜버른 멜바음악원 교수로 있는 미하일 솔로베이를 매주 한번씩 만나고 있다. 헬프갓은 오는 3월부터 10개월동안 보스턴.뉴욕.로스앤젤레스등 미국을 거쳐 캐나다.유럽.아시아 순회공연을 가질 예정이어서벌써부터 세계 음악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천재와 광기로 얼룩진 피아니스트의 삶을 다룬 영화.샤인'의 실제 주인공 데이비드 헬프갓.부인의 도움으로 실의를 딛고 일어선 그는 2집 앨범 레코딩에 이어 오는3월부터 세계 순회공연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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