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 75%, 20세기에 멸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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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세기 동안 지구 농작물의 4분의 3이 멸종됐다고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20일 밝혔다.

FAO는 '식품안전을 위한 생물다양성'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지적하고 "이들 농작물의 멸종으로 생태계 혼란은 물론, 식품 안전성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멸종 이유로는 ▶삼림파괴와 도시화와 같은 환경파괴▶기계화에 적합한 농작물들만 중점적으로 재배되는 추세▶인류의 식생활 변화 등이 꼽혔다.

보고서는 또 소와 돼지.양 등 가축 6300종 중 시베리아 야크, 사막에서 최소 먹이와 물로 살 수 있는 카자흐스탄의 아르바나카자흐 낙타, 모잠비크의 토종 돼지, 인도의 토종염소 등 1350종이 멸종 위기에 처했거나 이미 멸종됐다고 밝혔다.

가축들은 인간이 필요로 하는 전체 식량의 약 30%를 직.간접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약 20억 인구가 생계의 일부분을 가축에 의존하고 있다.

가축 멸종의 원인으로 FAO는 세계적 농업산업화의 발전을 지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기계화로 인해 논.밭갈이 등에 이용되는 역용(力用)가축의 쓸모가 없어지고, 토종가축 개량을 위해 무차별적으로 잡종화되는 추세 외에 ▶전쟁과 자연재해▶가족농의 감소▶기호의 변화 등을 꼽고 있다.

보고서는 "생물 종의 급격한 감소로 인간이 섭취하는 전체 동물성 단백질의 90%는 10여종의 동물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라며 "식물에서 섭취하는 칼로리 중 절반도 네 종류의 농작물에서 얻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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