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정태수씨 질긴 악연-뇌물주고받다 서울구치소서 재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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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재임중 유달리 가까웠던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과 한보그룹 정태수(鄭泰守)총회장이 서울구치소에서 다시 만나는 기연(奇緣)을맺었다. 盧씨가 12.12및 5.18사건으로 징역 17년에 2천6백28억원의 추징금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서울구치소에 지난달31일 밤 鄭씨가 구속돼 한 울타리 안에서 수감생활을 하게 된것이다. 서울구치소에는 이들 말고도 허화평(許和平).허삼수(許三守).이현우(李賢雨).안현태(安賢泰).장세동(張世東).황영시(黃永時).차규헌(車圭憲)씨등 5,6공 인사들과 뇌물및 대출비리 혐의로 구속된 이양호(李養鎬)전국방장관,이철수(李喆洙 )전제일은행장.손홍균(孫洪鈞)전서울은행장등 전직 은행장들도 수감돼 있다. 鄭총회장은 지난달 31일 밤 수감장소인 서울구치소에서 인적사항을 기재하고 수의로 갈아 입은 뒤 방을 배정받는등 입감절차를마쳤다.그는 그러나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대검으로 불려와조사를 받는등 아직 본격적인 구치소 생활은 하 지 않고 있다. 鄭총회장과 盧전대통령이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85년 무렵.당시 서울올림픽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던 盧씨와 대한하키협회장이던鄭씨가 자연스레 만났다. 현재 대한하키협회는 91년 수서사건 이후부터 鄭씨의 3남인 정보근(鄭譜根)한보그룹회장이 회장직을 맡은 이후 올해초 연임하는등 10년이상 鄭씨 부자가 한국하키를 이끌고 있다. 鄭총회장은 盧씨가 대통령 재임중이던 90년말 수서.대치지구 조합주택건축사업을 위한 수의계약형식의 특별분양 청탁과 함께 1백50억원의 뇌물을 건넨데 이어 퇴임후인 93년 盧씨 비자금 6백6억원을 실명 전환해 기업자금으로 차용하는등 끈끈한 관계를유지해 왔다. 이들은 그러나 구치소에서 얼굴을 마주대하기는 힘들 것같다.둘다 독방에 수감된데다 盧씨의 경우 특별사동에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鄭씨는 다른 5,6공 인사및 대출비리로 수감된 은행장들과는 운동시간에 만날 수도 있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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