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장 이용료 너무 비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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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국내 스키장의 이용료가 너무 비싸다. 지난해 국내 11개 스키장 내장객수는 총 3백31만여명(리프트 1회권이상 기준). 스키는 대중화 문턱을 넘어선지 이미 오래됐다.최근 정부도 이를 인식,지난번 특소세율을 올리면서 스키는 제외했다. 그러나 국내 스키장 이용요금은 외국에 비해 비싸.생활체육 스키'는 여전히 요원하게만 느껴진다. 이같은 점은 스키장 시설의 핵인 리프트 이용료에서 여실히 드러난다.이번 시즌 국내 스키장의 리프트 이용료는 어른 당일권의경우 3만4천원(현대성우.보광휘닉스.용평리조트)~3만8천원(무주리조트).이에 비해 리프트 72기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스위스 체르마트스키장이 54~60스위스프랑(약 3만1천9백~3만5천5백원)이며 역시 북미 최대인 캐나다 휘슬러스키장은 52캐나다달러(약 3만3천3백원)로 한국보다 싸다. 스키천국인 일본 북부지방 스키장의 평일 리프트 이용료는 한국의 62~65% 수준인 3천~3천5백엔(약 2만1천2백~2만4천8백원).일본내에서 가장 비싼 아피(安比)고원 스키장의 평일이용료는 3천8백엔(약 2만6천9백원),주말 4 천8백엔(약 3만4천원)이다.어린이의 리프트나 장비대여 요금책정도 일본은 성인의 50%를 정확히 적용하는데 비해 한국은 어른의 60~65%씩을 매기고 있어 대조적이다. 스키장의 음식값도 만만찮다. 일본 아피고원스키장 구내 카페테리아에선 1천엔(약 7천1백원)이면 간단히 요기할 수 있다.햄버그스테이크와 밥.새우튀김을 곁들인 요리도 1천5백엔(약 1만6백원)이면 충분하다. 캐나다 휘슬러리조트 카페테리아에서도 역시 맥주를 곁들인 점심을 15캐나다달러(약 9천4백원)이내로 해결할 수 있다. 이에 비해 국내 성우리조트 한식당은 김치찌개 1인분에 1만2천1백원 받으며 그나마 2인분이상에 한해서만 주문에 응하고 있다.용평리조트 한식당 아침정식은 1인분에 1만2천원. 비교적 저렴하다는 카페테리아에서도 갈비탕 8천원(무주리조트),돈까스 7천원(성우리조트),우거지해장국 7천5백원(휘닉스파크)씩이어서 4인가족의 한 끼 식대가 최소한 3만원,스키장에서 하루 세끼를 사먹을 경우 10만원을 간단히 넘어간 다.이처럼 국내 스키장 이용료가 비싼 이유에 대해 스키장측은.과중한 세금과 눈이 상대적으로 적은 기후적 특성'때문으로 설명한다.3만4천원짜리 리프트권의 경우 외국에 없는 특소세와 체육기금등이 포함되다 보니 액면가의 약 4분의1(23 %)에 해당하는 8천13원(특소세 2천5백98원,교육세 7백79원,부가세 2천9백36원,체육기금 1천7백원)의 세금이 소비자몫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또 자연조건이 나은 외국에 비해 제설등 설질관리비가 훨씬 많으며 시즌이 짧고 개발비등 초기 투자가 많은 점도 이용료를 올리는 요인이다.그러나 문제는 스키장측의.이유'와 상관없이최근 해외여행과 인터넷 정보등으로 스키장 가격차이를 실감한 국내 스키어들 사이에 급속하게 불만이 확산됐다는데 있다. 특히 선진국인 일본.캐나다와 한국의 소득격차를 감안하면 상대적 가격차는 더욱 심해진다. 최근 강원도 스키장에서 2박3일 가족휴가를 마친 이상권(44.서울강동구명일동)씨는“5인가족의 사흘간 즐거움을 위해 무려 1백45만원이 들었다”며“이럴바엔 차라리 비행기값을 더 내고라도 자연조건이 월등한 일본 스키장이 낫겠다”고 밝 혔다. 90년대 초까지 3만명을 웃돌던 대만.홍콩 눈관광객의 국내 입국이 최근 뚜렷이 수그러든 한편 국내 스키어의 스키여행 출국은 거꾸로 급증하는 추세다.스키어들이 자연설이 많고 슬로프가 넉넉한 해외로 눈을 돌리기 때문이다. 자연조건에 따른 스키장의 질은 어쩔 수 없다.그러나.질'은 일단 제쳐두고 이용료면에서라도 국내 스키장의 경쟁력이 높아져야한다는 지적이 많다. 국내 스키장들은 최근 5년새 리프트 이용료를 매년 10~15%씩 가파르게 올렸다. 〈임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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