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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한성렬 발언 속뜻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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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성렬(韓成烈)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주한미군 재배치를 '제2의 조선전쟁 책동'이라고 비난한 이유는 서너가지로 설명된다.

우선 주한미군이 한강 이남 재배치를 통해 북한의 장사정포 사정권에서 벗어나는 한편 감축을 이유로 전력 보강에 나서는 것에 강한 반발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안보 위기에 처한 것은 북한'임을 강조해 재배치에 따른 국내의 안보 불안론과 국방력 증강 주장을 차단하려는 포석도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향후 주한미군 전력 증강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6자회담 등 대화 시스템이 냉각될 경우 책임은 "미국에 있음"을 사전에 못박겠다는 측면도 있다.

이와 함께 韓차석대사는 북한이 최근 핵 위기 해결책으로 제시한 '평화협정'이 '남북한과 미국이라는 3자가 동시에 서명하는 협정'임을 인터뷰에서 처음 밝혀 주목된다. 그는 지난 13일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반도에 군대를 가진 모든 나라들(남북한과 미국)의 평화협정 체결이 북핵 문제를 푸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과 미국이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남북한은 그 뒤 별도 군사회담으로 핵 대치를 해소해야 한다는 북한의 기존 입장이 바뀌었다는 신호로 주목됐다.

그러나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평화협정이'3자 동시 서명 협정'인지, '북.미, 남북 간 2개 협정'인지는 밝히지 않았는데, 이번에'3자 동시 서명'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런 발언 배경엔 미국과의 협상에 한국의 '공조'를 촉구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북한의 주한미군 관련 발언>

4월 25일 북한군 판문점대표부 "공동경비구역 경비권 남조선 이양은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 준비."

5월 7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담화 "미국의 남조선 내 무력 증강에 강력한 자위책 강구할 것."

13일 조국전선.조평통 호소문 "2005년을 미군 지배 끝장내는 원년으로 되게 하자."

19일 노동신문 "남조선 인민들 앞에 나서는 급선무는 미군 철수."

20일 노동신문 논평 "미국은 남조선 내 기지 철폐와 미군 철수 용단 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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