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얼굴표정에 고독 각인-이상윤씨 목판화 작품 전시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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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선(線)으로 표현하는 인간의 고독-'30대의 젊은 작가 이상윤의 목판화 작업들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얼굴 표정'을 주제로 29일부터 2월4일까지 서울관훈동 모인화랑 (02-739-9291)에서 열리는 이상윤의 개인전에서는 80년대 민중미술의 걸개그림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인상의 목판화 작업들이 눈길을 끈다. 간혹 색을 도입한 작품도 눈에 띄지만 이도 단색조로 표현됐고대부분은 간결하면서도 힘있는 선의 조합이 흑백대비를 이루고 있다. .작가의 명상'이나.농부'등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각계각층의 인물들의 고독의 깊이를 다양한 얼굴 표정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검은색 배경화면에 얼굴과 재킷의 단추,손만을 표현한 구도라든가 눈.코.입등 얼굴의 중심부만 확대한 구도,턱 밑에서 얼굴을 바라본 형상등 다양한 시점이 보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전통적인 목판화의 기법을 충실히 따른다든가,전통적 소재인 인물을 표현하는등 기법과 소재면에서 자칫 진부하게 보일 수 있는 화면을 독특한 시각과 인간내면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씨의 작품은 선에 대한 깊은 탐구라는 면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홍익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미국대학원에서의 유학생활 끝에 선보이는 작품에서 오히려 동양적인 정서가 두드러진다는 점이 이채롭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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