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한파 녹이는 미술계 선거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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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한겨울 미술계가 선거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임기 3년의 화랑협회와 임기 2년의 고미술협회.서예협회의 회장선거가 잇따라 실시되기 때문. 특히 올들어 미술시장이 전면 개방된데다 문화유산의 해를 맞아미술계가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어 이번 선거는 과거와 달리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서예협회가 지난 26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김훈곤씨를 새이사장으로 선출한데 이어 한국고미술협회가 2월21일 서울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제18대 회장선거를 실시하며,한국화랑협회도 2월24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회장단 선출을 위한 총회를 개최한다. 3일 먼저 선거를 치르는 고미술협회의 경우 후보자등록 마감일이 2월5일로 아직 1주일정도 여유가 있지만 고미술계에선 다보성고미술전시관의 김종춘 대표와 김대하 청사당대표등의 출마를 점치고 있다. 고미술협회 회장은 약5백명에 달하는 회원들의 직접선거로 이뤄지는데 그간 1차투표에서 당선된 후보가 없을 만큼 치열한 양상을 띠어왔다.특히 이번에 선출되는 회장부터 임기가 3년으로 늘어나 이번 선거는 그 어느때보다 열기를 더할 전망 이다. 이 가운데 지난번 선거에서 정찬우 현회장에게 간발의 차로 낙선했던 김종춘 대표의 경우“문화유산의 해를 맞아 고미술의 대중화.생활화를 위해 노력해 보고 싶다”며 공개적으로 출마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인사동의 한 고미술협회 회원은“김대표가 그간 저가고미술품의 경매제 정착등 고미술계를 위해 일해온 업적이 많고 대인관계가 원만해 가장 유리한 입장”이라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화랑협회는 그간 막후교섭을 통해 후보 1명을 추대해 회장으로선출,회원간의 유대를 과시하는 전통이 있었으나 올해 제10대 회장선거는 권상능 현회장과 노승진 현부회장간의 경선도 불가피할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권회장이 연임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가운데 노부회장이 젊은 회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출마의사를 강력하게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권회장은“미술시장 개방과 미술품에 대한 양도세 유예 혹은 철폐등 어느때보다 현안이 많은 시점에서 경험많은 회장이 필요하다”는 말로 연임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노부회장은“권회장이 이미 두번이나 회장을 역임했고대다수 회원들이.이젠 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이번 선거도이러한 순리를 따라야 할 것”이라며 화랑협회 새회장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여기에다 여성회원들을 중심으로 표미선 표화랑대표의 출마를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표대표는“누가 회장이 되든 화랑협회의 운영방식이 대폭 개혁돼야 한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들의 후보등록은 2월14일까지로 2월17일 현집행부의 마지막 이사회에서 후보 일원화가 안되면 경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유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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