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청어·고등어 주체 못할 대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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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경남 남해 바다에 청어와 고등어가 대풍을 이루고 있다. 25일 통영 어민들에 따르면 일주일 전부터 부산과 거제~통영 앞바다 일대에서 청어가 대량으로 잡혀 통영수협 위판장이 청어로 넘쳐날 정도다. 대형선망이나 기선저인망에 잡히던 청어는 20일부터는 멸치잡이배와 정치망(고정 그물)에서도 잡히기 시작했다. 통영수협 동호동 위판장에서는 24일과 25일 청어가 1만 상자(상자당 24㎏)씩 거래됐다. 물량이 폭주하면서 평소 오전이면 끝나는 경매를 하루 종일 진행하고도 물량을 다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평소 3000~4000상자의 생선이 위판되고 있다. 위판장으로 오는 어선 일부를 돌려보낼 정도다.

25일 부산공동어시장 위판장을 가득 채운 고등어. 성어기를 맞아 최근 제주 근해에서는 고등어가 대량으로 잡히고 있다. [부산=송봉근 기자]


부산공동어시장에서는 제주도 근해와 부산~경남 연안에서 잡힌 고등어가 22일 18㎏ 상자 14만7000개가 위판된 데 이어 23일엔 17만8000개나 위판됐다. 24일과 25일에도 20만 개가 팔렸다. 부산공동어시장은 많아 봤자 하루에 10만 개 정도가 위판된다. 어시장 인력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관할 서구청이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을 동원해 물량 처리를 도울 정도였다.

대풍을 이룬 청어와 고등어는 대부분 씨알이 작아 식용보다는 가공용이나 양식장 사료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부산공동어시장에서 고등어 갈고(200g 미만)는 전체의 90%로 18㎏ 상자당 평균 1만원에 팔렸다. 소고(400g 안팎)는 7만~8만원에서 거래됐다. 청어는 대부분 몸길이 20~30㎝로 상자당 1만원 안팎에 거래됐다. 어민들은 “어획량에 비해 실속은 없다”고 푸념하고 있다.

구동렬 통영수협 이용가공과장은 “한류성 어종인 청어는 원래 겨울철 동해안에서 많이 잡혔으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최근 들어서는 남해안에서 많이 잡히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강진권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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