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탄탄 울산 vs 상승세 탄 전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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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축구팬들은 울산-전북의 200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4강전을 잊지 못한다.

전북에는 영광의 시간이었지만 울산에는 악몽이었다.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는 한 뿌리에서 나온 형제지간이다. 전주 원정으로 치러진 1차전에서는 형님인 울산이 3-2로 이기며 기세를 올렸다. 홈 2차전에서 한 골 차로만 져도 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이게 웬 일. 울산은 이천수까지 가세했지만 전북의 뒷심에 밀려 1-4로 대패했다. 당시의 충격으로 울산은 그해 K-리그 플레이오프 진출에도 실패했다. 반면 그해 ‘역전의 명수’로 불린 전북은 결승에서 알카마라(시리아)를 꺾고 형님보다 먼저 아시아를 제패했다.

두 팀이 26일 K-리그 준플레이오프(PO)에서 맞대결한다.

울산으로선 설욕의 기회고, 전북엔 2년 전 영광을 재현할 무대다. 리그 우승을 향한 관문인 준PO는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려 있기도 하다.

젊은 혈기를 자랑하는 동생 전북은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5월까지 최하위, 불과 8월 말까지만 해도 12위에 머물렀던 전북은 후반기 극적인 반전으로 6강 PO에 올랐다. 여기서 정규리그 선두를 다투던 성남을 격침시키고 준PO 무대에 섰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우리는 잃어야 본전이다. 부담 없이 상위권 팀들과 맞대결하겠다”고 말했다. 전북은 젊은 선수들이 팀의 주축이다. 상승 무드가 좀체 꺾일 줄 모른다. 다른 팀을 압도하는 운동량과 예리한 측면 공격, 수준급의 용병까지 가세해 상위권 팀들에 여간 부담스런 게 아니다.

이에 맞서는 울산은 K-리그의 ‘빅4’로 불릴 만큼 탄탄한 전력을 자랑한다. 특히 안정된 수비라인은 K-리그 최고로 손꼽힌다. 다소 지루한 경기를 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단판승부의 핵심인 수비능력에선 전북에 크게 앞선다는 분석이다. 오랜 부상으로 팀을 떠나 있었던 이상호와 염기훈이 제 컨디션을 찾아가고 있어 공격 파워도 세졌다.

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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