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손보 ‘원스톱 서비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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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부터 보험 상품 교차 판매가 실시되고 있다. 교차 판매는 보험 설계사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상품을 동시에 판매할 수 있는 제도다. 즉 생보사에 속한 보험 설계사가 손보사 한 곳을, 손보사에 속한 보험 설계사가 생보사 한 곳을 선택해 이들 회사의 상품을 모두 판매하는 것이다.

이는 당초 소비자가 생손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시행됐다. 그러나 동시에 보험 설계사가 생손보 상품을 동시에 취급함에 따라 충분한 상품 설명이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같은 우려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스스로 보험 상품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어느 경우에도 금융 상품은 ‘아는 것이 돈’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보험 설계사 한명이 생손보 상품을 모두 판매하므로 아무래도 먼저 생손보 상품의 성격 차이에 유념해야 한다.

유사한 성격의 보험이라도 생보사와 손보사의 상품은 보장 방법 등이 다르다. 예컨대 보험 가입후 보장 개시 시점도 생손보사의 상품에 차이가 있다. 생명보험의 경우 대체로 첫 보험료를 납입한 시점에서 보장이 시작된다. 반면 손해보험은 통상 첫 보험료를 납입한 날 오후 4시부터 보장이 시작되는 상품이 많다. 또 실손 보상 여부, 보험 가입 기간 등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보험 설계사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꼼꼼히 들어야 한다. 아울러 금리 연동형 상품인지 주식 등에도 투자 하는 상품인지도 따져보아야 한다.

보험사들은 교차 모집을 계기로 전략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 교차 모집은 기회이자 도전이다. 은행에서도 보험 상품을 팔 수 있게 된 방카슈랑스에 이어 판매 시장에 어떤 형태로든 변화의 바람이 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교차 모집은 보험사 입장에서는 매출을 늘릴 수 있는 기회이지만 반면 경쟁이 심화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보험 설계사 한명이 생손보 상품 모두를 취급하므로 판촉 기회는 늘어나지만 그만큼 생손보사의 유사 상품간 경쟁은 커질 수 있다. 또 불완전 판매를 최소화하기 위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상품 개발도 필요해진다. 이에 따라 각 보험사들은 ‘경쟁력’에 역점을 둔 상품들을 전략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보험사들이 최근 내세우고 있는 교차 모집 전략 상품들을 살펴보자.

◆생보사 상품들=삼성생명의 ‘Future30+퍼펙트통합보장보험’은 통합 보장 보험이다. 종신보험과 치명적 질병(CI)보험, 장기간병보험(치매, 중풍 등)과 의료실손 등 보장을 하나로 통합했다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본인 외에 배우자와 자녀 3명까지 가입할 수 있다. 28개 특약을 운영한다.

대한생명이 판매하고 있는 ‘대한유니버셜CI보험’은 치명적 질병에 대비하기 위한 CI보험에 수시입출금 기능을 결합한 상품이다. 중도인출은 연 12회에 한하여 해약환급금의 50% 이내에서 가능하다. 시중 실세금리를 반영하는 금리연동형이다.

신한생명의 ‘웰컴 투모로우 신한 인덱스 연금보험’은 가입 1년 후부터는 매년 마다 주가지수 연동 이율, 또는 공시 이율을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다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맞춤식 연금설계가 가능하고 정기, 재해 장해, 암발생 등 8종의 특약을 운영하고 있다.

교보생명의 ‘교보 프라임 플러스 연금보험’은 매월 공시이율을 적용하는 금리연동형 상품이다. 고액 가입자에게는 최고 2%까지 보험료를 깎아준다고 이 회사는 말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손보 설계사들도 고객에게 쉽게 권할 수 있도록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개발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AIG생명의 ‘무배당 아이 인베스트 변액 유니버셜 보험’은 변액과 유니버셜 보험의 특성을 결합한 상품이다. 해약 환급금의 50% 범위에서 연 12회까지 중도 인출할 수 있고 의무 납입 기간 이후에 보험료 납입의 일시 중지도 가능하다고 이 회사는 말했다.

녹십자생명의 ‘유니버셜 자유 적립 보험’은 시중 실세 금리를 반영하는 상품이라고 이 회사는 말했다. 65세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보험료의 자유 납입, 추가 납입, 중도 인출 기능도 있다. 연금 전환 특약도 운영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의 ‘(무)미래에셋 러브에이지 헬스종신보험’은 암케어 자금, 라이프 케어 자금 등을 운영하고 있다. 실손 의료비 특약도 운영하고 있다고 이 회사는 말했다. 또 보험료 납입 면제의 범위를 확대했다는 것이다.

제정갑 객원기자 jk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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