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잡는 귀신’의 기말고사 공략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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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고나 대학입시에서 내신성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도통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게 내신이다.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 할지, 과목별 학습법을 어떻게 달리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2~3주 앞으로 다가온 2학기말 고사, 그러나 해법은 있다. 교육특구인 강남·분당 지역 ‘내신 잡는 귀신’들의 내신정복 노하우에 주목하자.

::: 손미연양 - 과목별 ‘맞춤식 학습’:::

교과서를 외워야 고득점이 보인다

손미연(18·진선여고 3)양은 학생부성적(교과+비교과)과 자기소개서로 전형한 올해 서울대(사회과학부 지원) 특기자전형 1단계에 합격했다. 비교과 활동이 거의 없었던 손양으로서는 내신성적만으로 1단계에 합격한 셈이다. 고교 입학 후 줄곧 전교 1등을 지켰던 그는 “내신성적을 올리는 유일한 비법은 반복학습”이라고 강조했다.

[국어]수업필기 내용 위주로 공부하라
손양은 “수업시간 선생님이 필기해 준 내용을 바탕으로 심도있게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서술형 주관식 문제는 대부분 필기내용에서 출제된다. 그는 “시험범위 내에 나온 작품과 관련한 문제를 많이 푸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참고서나 문제집을 풀면 특정 작품·지문에서 출제될 수 있는 문제유형을 익힐 수 있고, 실제 시험에서 친숙한‘보기’가 오답으로 출제될 수 있기 때문. 마무리는 다시 필기내용으로 돌아가 서술형 예상문제를 뽑아 예상답안을 만드는 방식으로 반복학습해 나갔다고 전했다.

[수학]수학도 암기가 기본이다
확실한 개념이해와 암기가 왕도다. 시험2주 전부터 ‘수학의 정석’ 등 개념서를 5차례 이상 봤다는 손양. 특정문제가 나오면 관련개념을 바로 끄집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개념을 이해만 하고 외우지 않으면 고난도·신유형 문제가 나올 경우 어떤 공식을 써야할 지 헷갈린다”며 “시험 1주일 전까지는 문제풀이에 욕심내지 말고 기본부터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풀이는 시험 1주 전부터 시작했다. “내신 수학은 출제유형이 정형화돼 있어요. 문제집 2권 정도 풀다보면 유형정리는 물론, 개념정리까지 확실히 할 수 있죠.” 손양은 시험 전 2권 정도의 문제집을 풀었다.

[영어]수능영어·내신영어의 공부법을 달리하라
수능 모의고사에서 1~2개를 틀리는 학생도 내신에서는 70~80점을 받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수능영어와 내신영어의 공부법을 달리해야 하는 이유다. 그는 “영어도 내신등급을 가려야 하기 때문에 내신에서 ‘빈칸채우기’ 등 교과서를 외워야 풀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한다”며 “교과서를 외우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손양은 기본문법과 단어를 익힌 뒤에는 ‘빈칸채우기’, 주관식 ‘특정단어 써넣기’ 등의 문제에 대비해 시험범위 내 지문을 하루 한번씩 소리내 읽었다. “소리내 읽으면서 내용의 흐름을 입에 익히면 본문 내용을 좀더 빨리 외울 수 있다”는 게 그만의 노하우다.

[사회]책을 베껴 써라
역사과목은 뼈대를 세운 뒤 살을 붙여나가는 게 중요하다. 손양은 백지에 국사교과서를 한줄한줄 베껴쓰면서 외웠다. “교과서를 4~5번 베껴쓰다 보면 어느 부분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훤해 어떤 문제도 틀릴 수 없는 경지에 다다른다”고 말했다. 한국근현대사는 주요 인물·사건 등이 담긴 연대표를 만들어 흐름을 익혔다. 경제는 그래프와 도표를 이용해 이해위주로 학습했고, 필기내용을 중심으로 주관식 문제에 대비했다. 그는 “시험 전날에는 문제집을 풀기보다 기본개념을 한번 더 보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장태순군 - 나만의 단계별 학습:::

오답노트 위주 마무리 학습해야

올해 특목고 입시에서 특별전형(한국화학올림피아드 중등부 금상)으로 경기북과고에 합격한 장태순(15·분당 장안중3)군. 7대 1의 경쟁률을 뚫을 수 있었던건 탁월한 내신성적(396.8점/400점 만점) 덕분이다. 과학고를 준비하면서도 내신 최상위권(1% 내)을 유지한 비결은 단계별 학습전략이었다. 그는 “중학교 내신은 하루에 3~4과목씩을 치르기 때문에 벼락치기는 있을 수 없다”며 “3주의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준비했던 게 나만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시험 3주 전]교과서를 탐독하다
교과별 전반적인 개념이해를 위해서는 교과서만큼 좋은 교재는 없다. “쓰면서 공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죠. 하지만, 전체흐름을 익히는 게 필요해요. 처음부터 외우는 데만 집착하면 조각난 지식밖에 익힐 수 없거든요.” 처음 3~4일 동안은 모든 과목을 소설책 보듯 읽으며 무슨 내용이 있는지를 탐색했다. 이후 3~4일동안은 본격적인 암기과정을 거쳤다. 특히 국어과목의 경우 시·소설 등 문학작품의 내용과 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필기내용을 점검했다.

[시험 2주 전]문제풀이로 취약부분을 파악하다
지난주 익힌 기본개념을 토대로 문제풀이에 올인하는 시기. 1~2권의 문제집을 풀었다. “문제를 많이 푸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내가 왜 이 문제를 틀렸고, 내 취약부분이 무엇인지를 가려내는 과정을 생각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대신 수학은 2000문제 이상 풀었다. 자신이 구입한 문제집 외에도 학교 프린트물과 분당지역 기출문제까지 섭렵했다. 장군은 “수학은 문제를 많이 풀다보면 취약유형·단원을 금방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틀린 문제를 모아놓은 오답노트도 반드시 만들었다.

[시험 1주 전]몰랐던 부분 우선으로마무리하다
오답노트를 위주로 마무리 학습을 해야 한다. 그는 “고난도 문제는 특히 틀렸던 부분에서 많이 나온다”며 “오답노트를 활용할 때는 답만 확인하는 수준이 아니라 풀이과정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험 3~4일 전부터는 분당지역 기출문제 모음을 활용했다. 같은 문제는 나오지 않지만, 중요부분과 유형은 돌고돌기 때문이다. 특히 과학의 경우 시험
범위 뿐아니라 저학년 때 배운 내용까지 점검하는 게 좋다. 시험 전날에는 다시 교과서로 돌아갔다. 장군은 “문제는 교과서 구석구석에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세밀한 부분까지 점검해 꼬는 문제에까지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타 암기과목에까지 신경써라
중학교는 국·영·수 등 주요과목과 기술·가정, 도덕, 제2 외국어 등 암기과목의 비중이 같다. 달리 말하면 암기과목이 ‘블루오션’일 수 있다. 장군은 암기과목을 시험 3일 전부터 필기내용 위주로 중점학습했다. “주요과목은 학원 다니는 학생들이 많잖아요. 그러나 암기과목은 신경을 덜 쓰기 때문에 이 과목들을 열심히 하면 평균 점수가 확실히 올라가요.”  

프리미엄 최석호 기자
사진=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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