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헌씨 "시와 소설을 찾아가는 여행길" 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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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황홀하더라,눈비 내려/동백꽃 헛 핀 앞 섬도/다섯 낮 다섯밤을 방황한/하숙집의 무적(霧笛)도/하루종일 밀고 밀어/밤마다조금씩 새는 /헛된 꿈/…/저녁이면 혼자 마주 보노니/바다 위에 떠 있는/아름답고 헛된 구름 기둥을” 황동규시인의 시.겨울항구에서'일부다.새해 들어 얼마 안지났는데도 희망이 또 썰물처럼 빠져나갔다면 이 시를 들고 겨울바다를 찾아보는 것도 괜찮으리라.그래 바다에 지는 노을을 보면서 사소한 희망보다 더 큰 우리의 속내 삶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돌아올 수도 있으리라.
소설가 임동헌씨가.시와 소설을 찾아가는 여행길'를 최근 펴냈다(아세아미디어 刊).이 책은 우리에게 친숙한 신경림.최승호.
김용택.박나연.박재삼.황동규등 시인 22명,박경리.오정희.이문열.이청준.한수산등 소설가 11명이 쓴 작품의 배 경을 찾아가그곳의 자연을 감상하며 문학의 향기를 누릴 수 있도록 구성돼 문학여행집으로 읽힐 수 있다.
본격문학의 엄숙성에 눌리고 상업문학의 기승으로 순수문학의 독자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현상을 감안해 작품과 무대에 대한 감상을 편안하게 풀어내고 배경 사진 3백여점을 곁들여 독자들을 쉽게 순수문학의 세계로 안내하고 있다.또 주변 관 광지를 소개하는 약도와 함께 시인.소설가의 약력,여행정보등도 함께 실어 작품세계를 충실히 감상할 수 있게 하는 한편 이 책만으로도 직접 문학여행길을 떠날 수 있도록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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