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싸고 쉬운 신개념 PC-네트워크 컴퓨터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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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네트워크컴퓨터(NC)는 반(反)윈텔(마이크로소프트+인텔)진영의.희망'이다.
지금의 PC산업은.윈도'로 운영체제를 휩쓸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중앙처리장치(CPU)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인텔 연합군에 의해 장악되고 있다.
인텔이 새로운 CPU를 발표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에 맞춰 새 운영체제를 개발한다.당연히 PC 이용자들은 새로운 상위기종을 구입하기 위해 계속 돈을 들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NC는.싸고 쉽다'는 슬로건을 내세워 윈텔진영을 위협하고 있다.
NC는 말 그대로 네트워크를 통해 필요한 각종 소프트웨어등을전달받아 사용하는 컴퓨터.
PC는 각종 프로그램과 데이터를 하드디스크나 플로피디스크에 저장해두고 쓴다.당연히 CPU는 빠를수록 좋고 하드디스크등은 용량이 클수록 좋다.새 기종이 나올 때마다 가격은 비싸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NC는 이같은 부품이 필요없다.호스트컴퓨터에 네트워크로 연결돼 필요한 데이터나 프로그램등을 내려받기(다운로드)위해사용하기 때문이다.
한글로 문서를 작성하고 싶으면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을 불러다쓰면 되고 컴퓨터통신을 하고 싶으면 접속 통신프로그램을 받으면된다. 당연히 가격이 싸진다.웬만한 가정용 PC가 2백만원대를상회하는데 비해 NC는 40만~60만원 정도.
더욱이 NC는 그래픽사용환경(GUI)이 지원되기 때문에 쓰기가 쉽다.사용자는 그림으로 된 명령어를 클릭만 하면 된다.사용설명서는 8쪽에 불과,수백쪽짜리 PC설명서와 비교가 안된다.
이같은 특성 때문에 NC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있다.지난 95년 11월 엘리슨회장이 NC개념을 처음 주창한데 이어 지난해 5월에는 오라클.IBM.선마이크로시스템스.애플등이 NC규격을 통일키로 합의했다.
그리고 5개월이 지난 지난해 10월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최초로 NC 상용화에 성공,시판에 나섰다.IBM과 일본 미쓰비시전기.후나이전기등은 올 상반기중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LG전자가 지난해 11월 NC를 개발,올 3월부터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모두 NC의 장래를 낙관하는 것은 아니다.문제는 NC를 가능케할 네트워크가 확실히 갖춰질 수 있느냐는 것.
지금도 인터넷 접속 속도가 느려 아우성인데 과연 데이터를 마음대로 주고받을 수 있는 전송망을 구축할 수 있을까 의문인 것이다. 때문에 윈텔진영은“환상에 불과한 장난감이 NC”라며 평가절하하고 있다.국내 PC생산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도 NC에는 부정적이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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