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다시 1000 밑으로, 환율은 1500원 다가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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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미 통화 스와프의 효과가 3주일 만에 사라지며 주가와 환율이 통화 스와프 체결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주가는 다시 1000선 밑으로 떨어졌고, 원-달러 환율은 크게 오르며 달러당 1500원에 다가섰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8.13포인트(6.7%) 하락한 948.69로 마감했다. 8거래일 연속 하락했는데, 이는 올 들어 최장 기록이다. 하락률은 올 들어 다섯 번째로 컸다. 코스닥지수도 24.35포인트(8.19%) 떨어진 273.06에 마쳤다.

자금 압박을 받고 있는 건설사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건설사에 돈을 대준 은행과 증권·저축은행 등 금융주도 약세였다. SK증권 김준기 투자전략팀장은 “건설사 대주단 협약의 실효성이 의심받기 시작했고, 한때 일부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설까지 돌아 주가가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동부증권 지기호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국내 기업의 수익성 악화 등의 악재가 겹쳐 당분간 증시가 반등의 계기를 찾기 힘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

외국인은 거래소 시장에서 사들인 것보다 901억원어치 많은 주식을 내다 팔았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채권도 1조3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돈을 달러로 바꿔 해외로 송금하는 바람에 환율이 연일 치솟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0.5원 오른 1497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28일의 직전 고점(1467.8원)을 넘어서며 10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소식으로 지난달 30일 1250원까지 떨어졌던 데 비하면 247원이나 올랐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 주가는 6.9% 하락하며 8000선이 무너졌다. 홍콩·대만·인도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3~5%씩 하락했다.

전날 미국과 유럽 증시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19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에서 다우지수는 디플레이션과 자동차회사 부실 우려로 5.07% 하락한 7997.28로 장을 마쳤다. 다우지수가 8000 아래로 내려간 것은 5년8개월 만에 처음이다.

NH투자증권 임정석 투자전략팀장은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기던 다우 8000선이 무너진 만큼 바닥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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