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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로 ‘남친’ 반하게 했죠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오늘만 지나면 기다리던 주말이다. 주말을 앞두고 있기에 금요일은 항상 즐겁다. 평소 같으면 일도 활기차게, 회의도 열심히 했을 텐데 오늘은 왠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와의 생일 파티로 설레여서다. 그러나 완벽한 내 남자친구에게 없는 게 딱 한 가지 있다. 그는 공연이나 전시에 대해선 영 관심이 없다. 결국 주말에 볼 공연을 직접 고르려고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웹 서핑을 했다. 내 시선은 ‘캣츠’의 동영상에 멈췄다.

현재 샤롯데시어터에서 성황리에 공연되고 있는 ‘캣츠’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뮤지컬이다. 평소 ‘캣츠’를 꼭 한 번 보고 싶었다. ‘캣츠’는 천국으로 보내져 새 생명을 얻게 될 젤리클 고양이를 선정하는 과정과 인간 세상처럼 이러저러한 개인사를 갖고 있는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 년 중 가장 특별한 밤, 젤리클 고양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축제를 벌인다니 얼마나 재미있을까.

현재 공연 중인 ‘캣츠’는 가수인 옥주현과 빅뱅의 대성이 출연한다. 훌륭한 음감으로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던 옥주현이 순수하고 매혹적인 고양이 그리자벨라 역을 맡았고 10대들의 우상인 빅뱅의 대성이 섹시한 반항아 고양이 럼 텀 터거 역에 캐스팅돼 더욱 기대가 크다. 두 번 고민할 것도 없이 로열석 좌석 2개의 예약 버튼을 눌렀다.

● 캣츠, 무대 이상의 감동 … 내 남친을 반하게 하다

뮤지컬 티켓을 예매하고 2~3건 고객 상담을 마치자 멀게만 느껴졌던 퇴근 시간이 다가왔다. 최대한 예쁜 모습으로 그를 만나기 위해 화장을 고치고 옷매무새를 다듬은 뒤 공연장으로 향했다.

약속 시간에 맞춰 공연장에 도착했을 때 나보다 더 일찍 온 그가 환한 미소로 맞이해 줬다. 공연보다는 스포츠를 좋아하는 그이지만 뮤지컬의 제목을 듣더니 자신도 보고 싶었던 작품이라며 아는 척했다.

‘캣츠’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었던 우린 한껏 들뜬 기분으로 뮤지컬을 관람했다. 무대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들의 폭발적인 연기력, 조·주연 가릴 것 없이 모든 캐릭터들의 개성 있는 모습, 고양이들의 화려한 춤사위에 우리는 넋을 잃고 노래 중간중간 기립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3시간 남짓 고양이의 삶에 푹 빠져 있었던 우리는 공연이 끝나고 나오며 뿌듯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남자친구는 “그리자벨라의 ‘메모리’가 가장 인상적이었고 멜로디가 귓가에 맴돈다”며 “한 번 더 봐도 그 감동이 그대로 전해질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남자친구가 나보다 더 만족스러워하니 정말 공연 선택을 잘했구나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뮤지컬 관람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준비한 선물을 남자친구에게 줬다. 그는 선물을 보더니 자신이 꾸준히 사용하고 있는 브라운 제품이라며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받는 것보다 주는 기쁨이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하루였다.

조인스닷컴(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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