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득 줄어도 소비 늘어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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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일본에서 '소득이 줄어드는데 소비는 늘어나는 현상'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소비는 크게 늘고 있지만 정작 소비의 근원이 되는 근로자들의 소득은 감소하고 있어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일본 내각부는 지난 18일 올 1분기 경제성장률(GDP)이 지난해 4분기에 비해 1.4% 증가(연율로는 5.6%)했다고 발표했다.

내각부는 당초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고성장률을 이끌어낸 원동력은 개인 소비의 증가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전기 대비 연율 기준으로 4.0%나 신장하면서 전체 성장률 5.6% 중 2.2%를 기여한 것이다.

GDP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일본의 개인 소비가 수치상으로는 경기 회복의 주역인 셈이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1분기의 가계소득은 감소세로 나타났다.

급여 등 근로자들의 평균 보수는 전년 동기에 비해 2.8%, 지난해 4분기에 비하면 1.4% 줄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대다수 전문가는 "최근 경기지표의 개선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진데다 주가 상승 등으로 소비 심리가 개선된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 들어선 고령화, '베이비 붐 세대'의 정년 퇴직 등으로 근로자의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이 소득이 줄어드는데 소비는 늘어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미즈호 종합연구소 마루야마 요시사다(丸山義正)이코노미스트는 "정년 퇴직 시기를 맞은 '베이비붐 세대'들이 퇴직금을 예금으로 돌리지 않고 소비 쪽에 돌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BNP파리바증권 고노 류타로(河野龍太郞)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은퇴하는 세대를 대체해 새로 직장에 들어선 젊은 세대들은 일단 쓰고 보자는 생각이 많다"고 지적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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