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경영이 기업 미래 좌우 … 주주·고객만 만족시켜선 안 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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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지속 가능 경영을 잘하느냐 못하느냐가 수년 뒤 기업의 명운을 가를 수 있다. 최고경영자(CEO)가 나서서 이를 밀어붙여야 한다.”

국내외 1400여 기업이 발간하는 지속 가능성 보고서의 기준을 제시하는 국제기구 GRI의 언스트 리터링겐(사진) 회장은 “지속 가능 경영에 대한 CEO의 관심과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지속 가능 경영이란 기업이 경제·사회·환경적 기여를 하면서 장기적 발전 전략을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리터링겐 회장은 한국표준협회가 주최한 ‘2008 대한민국 지속 가능성 대회’에서 강연하기 위해 방한했다. 그는 “초우량 글로벌 기업은 이미 지역 주민·비정부기구(NGO)·정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만족시키기 위한 지속 가능성을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예전엔 기업이 주주와 고객만 만족시키면 됐지만 사회가 다양해지면서 앞으로는 다양한 이해 관계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리터링겐 회장은 “지속 가능 경영이 중요해지는 이유는 기후변화, 에너지 고갈 등 기업활동 여건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를 강화되고, NGO의 목소리가 커져 기존 성과 위주의 경영활동으로는 기업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는 미국 식품업체 몬산토를 예로 들었다. 리터링겐 회장은 “몬산토는 유전자변형식품(GMO)을 개발하는 데 법적·기술적인 문제를 다 해결했다”며 “그런데도 소비자는 물론 NGO·정부 등 이해 관계자들의 반발이 커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로 기업들은 현재 생존을 최우선으로 하지만 3~4년 뒤에는 지속 가능 경영을 추구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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