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뷰티박스] “무조건 예뻐질 것” 맹신은 금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수능 성형’이라는 말이 있다. 고3 수험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후 성형수술을 받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실제 수능 후~ 2월 초까지는 ‘성형 메카’로 불리는 압구정역 주변에는 교복을 입은 여고생들을 자주 본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성형외과를 돌며 상담을 하고, 수술 비용을 비교한다. 마치 옷을 구매하듯 성형도 쇼핑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런 현상을 부정적으로 보기에는 사회가 많이 변했다. 외모도 경쟁력의 하나로 인식하는 사회에서 관리를 위한 수단으로 성형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형을 염두해 둔 고 3 수험생이라면 지금이 수술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대학 입학 전까지 3개월은 회복하기에 충분한 기간이기 때문이다. 이 기간이면 부기는 거의 없어지고 모양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다. 이전 모습을 주변 사람들이 잘 모르기 때문에 대학생활에 적응하기도 쉽다.

고3 여고생들이 가장 하고 싶어하는 수술은 눈과 코 성형이다. 여고생의 50% 이상은 동양인의 전형적인 얼굴 형태를 보이는데 눈이 작고 쌍꺼풀이 없으며 코가 작고 낮은 편이다. 이런 눈·코의 모양은 어린 소녀의 이미지로서 풋풋하고, 귀여운 인상을 준다. 반면 쌍꺼풀이 있고 큰 눈, 오똑한 코는 성숙하고 세련된 여성미를 풍긴다. 때문에 눈의 크기를 키우고, 코를 오똑하게 만드는 성형수술은 소녀에서 여자로 성장하는 성인식과 같다.

하지만 성형이 누구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다. 본인의 결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수술을 통해 개선해야겠다는 의지 없이 성형을 한다면 결과가 좋아도 불만을 가질 수 있다.

필자가 시술한 한 여고생도 이 같은 경험을 했다. 친구 따라 병원을 방문했다가 분위기에 휩쓸려 쌍꺼풀 수술을 받은 환자다. 작았던 눈이 커지고 시원시원한 눈매로 변했지만 갑작스러운 인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쌍꺼풀을 푸는 재수술을 받았다. 성형수술에는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밖에도 고 3 수험생이 성형수술을 받을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이 몇 가지 있다. 먼저 가족의 이해와 동의를 구해야 한다. 특히 미성년자로서 판단에 미숙함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친구·선후배 등 주위사람에게 의견을 묻는 것이 좋다. 수술을 받는 것이 좋은지, 받는다면 어떤 부위를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를 물어보고 이를 종합해 판단한다. 아름다움은 객관적인 것이 더 안전하기 때문이다.

성형에 대한 기대치가 현실 가능한지도 생각해야 한다. 결점이 개선돼 보다 조화롭고 균형적인 모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무조건 예뻐진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병원을 선택할 때도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선진 설비를 갖추었는지, 성형외과전문의가 진료하는 전문 병원인지 따져야 한다. 특히 성형외과 의사로서 경험이 많은지를 체크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술의 노하우는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환자와 다양한 임상경험이 기술과 수술의 안목을 키워준다. 적어도 성형외과 전문의 취득 후 최소 5년 이상 된 의사를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재승 레알성형외과 원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