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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산길을 모두 잇다

중앙일보

입력

10구간 : 새로운 눈맛과 용바위 범바위의 합창

*거리 : 7.9km / 5.5시간 소요
*코스 : 수통골 주차장 - 빈계산 - 임도 - 용바위 - 범바위 - 임도 - 성북동산성 - 산장산 - 방동저수지(돌팍재)
*출발점> 수통골주차장 - 버스 : 115번, 117번, 133번, 161번, 103번 수통골 하차 / 102번 현충원 하차

12개 구간 중 가장 짧은 구간이다. 빈계산(牝鷄山)은 산의 모양이 암탉과 같다 해서 빈계산이라 했다고 한다. 청동기 시대에 대전지역은 마한(馬韓)에 속해 있었다. 특히 54개의 작은 나라들로 이루어진 마한 중에 대전지역에 위치한 국가로 신흔국(臣흔國)이 있었다고 한다. ‘대전시사’에 따르면 신흔국의 위치는 유성구 빈계산(牝鷄山) 자락으로 추정하고 있어 그 유래를 깊이 생각해 볼만하다. 빈계산 정상에서 방동저수지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어 편하게 산행할 수 있는 구간이며, 아직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대전을 새로운 시각에서 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는 구간이다. 주변에 석조보살입상, 용바위, 범바위, 성북동산성, 진잠향교, 기성관, 내동리고인돌 등 문화적 자원이 많다.

산장산 정상

10구간은 수통골주차장 빈계산 등로 입구에서 출발한다. 빈계산 정상까지가 가파르기 때문에 1시간가량을 숨 가쁘게 올라야 하며 정상에는 돌탑 몇 기가 세워져 있다. 정상에서 남쪽으로는 완만한 내리막길이며 바위 모양이 특이한 용바위와 범바위를 만날 수 있다. 특히 범바위는 공간이 넓어 따뜻한 날씨에는 한잠 자고 가도 좋을 듯싶다. 범바위에서 성재를 지나면 바로 성북동산성이다. “대전에도 성북동이 있어요?” 라고 묻는 사람이 가끔 있는데 성북동의 옛 이름은 ‘잣뒤’이다. 지금도 성북동에 잣뒤마을이 있고 수백 년 된 느티나무 보호수가 길가에 장관을 이룬다. 성북동산성을 지나면 산장산 정상인데 산장산은 진잠의 진산이다. 진잠초등학교 뒷산에 해당하며 산장산에서 조금 남쪽으로 내려오면 바로 방동저수지에 닿는다.

11구간 : 두 얼굴을 가진 구봉산

*거리 : 9.4km / 6.5시간 소요
*코스 : 방동저수지 입구 - 봉곡동 구봉산 등산로 초입 - 철탑 - 대고개 - 구름다리 - 구봉정 - 헬기장 - 괴곡동 고리골 마을 - 새뜸 느티나무 - 갑천 - 효자봉 - 쟁기봉 - 안영교
*출발점> 방동저수지 입구 - 버스 : 201, 162, 46, 46-1 방동저수지 하차

구봉산(九峰山)은 봉우리가 아홉 개인 산이라고 해서 구봉산이라 했다지만 사실 봉우리는 이보다 많아 보인다. 아마도 봉우리가 많은 산의 의미로 가장 큰 수인 ‘구(九)’라는 수를 사용한 듯하다. 조선 영조 때의 읍지인 여지도서에는 구봉산(九鳳山)이라고 기록되어 있기도 하다. 또한 ‘군신입조형’과 ‘구봉귀소형’의 명당이 있다는 전설과 함께 신선바위에서 신선이 내려와 바둑을 두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구봉정에서 북쪽의 관저동 아파트촌과 남쪽의 흑석동 노루벌을 번갈아 보고 있으면 구봉산은 두 얼굴을 가진 산으로 느껴진다. 특히 구봉산 가을 단풍은 대전팔경의 하나로 빼어난 산세와 잘 어울리고, 봄에는 진달래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한폭의 풍경화 같은 갑천 하천길.

11구간은 방동저수지 입구에서 출발한다. 국도 4호선의 지하 통로를 통해 서구 봉곡동으로 들어가는 마을길을 따라 약 1km를 가다보면 구봉산 등산로 입구라는 표지판과 11구간 종합 안내판을 만날 수 있는데 이곳에서부터 산길을 오르면 된다. 처음엔 가파르지만 전체적인 구간이 약간의 높낮이가 있어 지루하지 않게 산행할 수 있다. 구봉정에 다다르면 남쪽으로 서구 흑석동의 노루벌이 보이는데 얼마 전 행정자치부가 주관한 ‘2007년 제2회 살기 좋은 지역자원 경연대회(사진공모전)’ 중앙 본선에서 ‘대전 서구의 노루벌’이 ‘살기 좋은 지역자원 100선’에 선정됐다고 한다. 괴곡동 새뜸 마을에는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650년이 넘은 느티나무 보호수가 있으며 갑천을 횡단하여 정림중학교를 지나 효자봉을 거쳐 쟁기봉으로 진행하면 된다.

12구간 : 끝이 아닌 대전사랑

*거리 : 11.5km / 7시간 소요
*코스 : 안영교 - 쟁기봉 - 장안봉 - 장군바위 - 새고개 - 침산(만성산) - 뿌리공원 - 언고개 - 동물원 옆길 - 국사봉 - 까치고개 - 보문산 시루봉 - 청년광장
*출발점> 안영교 - 버스 : 135, 310 안영교 앞 하차

뿌리공원 주변의 산과 유등천 그리고 동물원 주변을 돌아 보문산 정상인 시루봉으로 연결되는 구간이다. 유등천은 3대 하천 중 대전 시계 내에서 흐르는 길이는 가장 짧지만 뿌리공원 일대에 천연기념물 330호로 지정된 수달이 서직할 정도로 수질이 깨끗하고 경관이 수려한 곳이다. 주변에 사정성, 유회당, 삼근정사, 산신당, 여경암, 보문사지 등 문화재가 많다.

만성산 자락에 누워 잠시 오후의 햇살을 즐기다.

12구간은 안영교에서 출발한다. 유등천 제방을 좌안으로 약 1km를 따라 걷다 쟁기봉 아래에서 산길로 접어들어 10여분 정도를 오르면 쟁기봉에 다다른다. 산의 높이는 그리 높지 않지만 조망이 좋으며, 특히 발아래 유등천이 휘감아 도는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지만 쟁기봉을 출발하여 장안봉, 새고개, 침산, 뿌리공원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결코 녹녹하지 않다. 뿌리공원은 주변 풍광과 잘 어우러진 곳으로 효를 테마로 한 성씨별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어 시간을 갖고 한번 둘러볼만 하다. 유등천을 횡단하여 동물원 철책을 따라 국사봉으로 이어진다. 국사봉에서 다시 동물원 철책을 따라 까치고개로 진행하면서 숲길의 다양함을 맛 볼 수 있다. 동물원 철책 구간은 처음엔 길이 없어 큰 불편을 겪었지만 지금은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까치고개를 거쳐 시루봉까지 산행하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시루봉에서 대전둘레산길잇기 12구간은 마무리 된다. 한 달에 한번 산행을 할 경우 1년이란 시간을 투자해서 대전이 새롭게 느껴지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면 대전 시민 누구나 한번쯤 계획을 세워 가족과 함께 참여해주기 바란다.

사진, 자료=<대전둘레산길잇기> 제공

워크홀릭 담당기자 최경애 doongj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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