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프라를세우자>14.한옥 살리기-외국의 경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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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일식집.우동집.로바다야키등을 통해 일본 전통건축양식은 우리에게 쉽게 다가오고 있다..일본적인 것이 곧 세계적'이라는 일본의 전통고수는 건축양식에 있어서도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한국전통양식을 계승한 설렁탕집.갈빗집을 찾아보기 힘든 것은 큰 대조를 보인다.
일본도 전후 목재부족으로 한국처럼 콘크리트 건물을 장려하고 목조건축을 자제했었다.그러나 조림사업이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한80년대부터는 목조건축을 장려하기 시작했다.순수 자연공원으로 보존할 경우는 자연그대로 방치해 두는 것이 올바 른 정책이지만경제적 육림을 위해서는 일정기간마다 간벌을 해야 나무의 성장을촉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각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식 실내장식은.방 하나만이라도'일본식으로 꾸미려는 일본인들의 의식에서 비롯됐다.일반주택은 물론 아파트와 고층건물에까지 마련된 전통양식을 따른 방은 일본인들에게.정신적 지주공간'을 제공하고 있 다.
일본정부는 특히 학교나 체육관등 공공건물을 목조건축으로 일본양식을 계승발전시킬 경우 콘크리트구조와의 차액을 전액 보상하는정책을 10여년전부터 실행하고 있다.아직까지는 건축법이나 실내장식등에서 목조의 멋을 살리는 설계와 공사가 고 가(高價)이기때문에 보상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정책으로 박물관.미술관은 물론 체육관.학교.관광지의 여관등에 목조건축 붐이 일어나기 시작했다.98년 나가노겨울올림픽 실내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의 돔(직경 1백65)도 목조로 설계,세계적인 목조 돔을 건설한 것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한다.
석조건물이 많은 유럽의 경우도 전통가옥을 보존하고 계승발전시키는 일은 철저하다.프랑스 파리나 이탈리아 로마.피렌체등 2백년 이상된 건물들이 늘어선 도시에서는 외벽의 변형은 물론 도색이나 청소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최근에는 외벽청소를 전공하는 학과가 대학에 마련될 정도로 이들의.전통지키기'에는 학문적 연구가 뒷받침되고 있다.명지대 건축학부 김홍식(金鴻植.51)교수는“국립공원등을 제외하고도 한국은 국토의 50%이상이 버려지고 있는 상태”라며& 60년대부터시작한 조림이 이제는 성숙단계에 이른 만큼 일본에서 성공을 거둔 목조건축 장려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곽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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