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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더…기쁨더…]“불임부부 지원확대가 저출산 해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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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부부 인터넷 모임인 ‘아가야’ 대표 박춘선(42·사진)씨는 불임 부부는 두 가지 고통을 겪는다고 했다. 가장 큰 고통은 아이가 없는 데 따르는 정신적 고통이다. 그에 못지않은 고통이 아이를 낳기 위해 들이는 경제적 부담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불임 진단 후 출산까지 드는 비용이 평균 911만원이 다.

박 대표는 인터뷰 내내 ‘불임’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 대신 ‘난임(難妊)’이라는 말을 썼다. 임신을 할 수 없다는 의미의 불임이 아니라 임신하기 어렵다는 난임이 요즘 시대에 적합하다는 주장이다. 박 대표는 “2003년에 정부가 추산한 난임 부부가 140만 쌍이니 이후 매년 8만∼9만 명 증가했다고 보면 올해는 180만 쌍이 넘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는 불임부부에 대한 정부의 지원 확대가 저출산의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도시근로자가구 월평균 소득 130% 이하인 불임부부에게 1회 평균 시술비의 50% 수준(150만원) 범위 내에서 2회까지 지원하는 것을 4, 5회로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다”며 “아이는 난임 부부에게는 행복이기 때문에 정부가 난임 부부가 아이를 가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체외수정을 18~20회 가량하는 부부도 봤다”며 “아이가 없는 부부에게는 아이를 갖는다는 것이 삶의 목표 그 자체”라고 말했다.

아가야는 아이가 없는 저소득층 부부를 위해 병원·LG생명과학과 함께 체외수정(시험관 시술)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정부 지원을 2회 받았으나 시술에 성공하지 못한 가정이 대상이다. 그는 “난임 부부는 아이를 갖는 데 실패할 경우 잘 극복하지 못한다”며“아이가 없는 부부가 40대 중반이 되면 부부생활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삶이 밋밋해져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난임 부부’에겐 아이가 있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그는 “아이가 있으면 주변이 다 행복해 진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체외수정이 늘면서 쌍둥이도 많이 증가하고 있다”며 “쌍둥이에 대한 정책 대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아가야’(www.agaya.org)는 2003년 인터넷 카페에서 출발했으며 현재는 회원이 1만6000여 명인 국내 최대 불임 관련 인터넷 모임이다. 현재는 보건복지가족부 소속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돼 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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