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회사가 '청소년 금연' 캠페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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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계 담배회사가 '사회에 대한 약속'을 발표했다.

BAT코리아(British American Tabacco)는 지난 17일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회 각 계층의 요구 사항과 이에 대한 회사의 답변을 담은 '사회보고서'를 내놓았다.


BAT코리아가 한국 담배협회와 펼치고 있는 청소년 흡연 예방 캠페인 공모전 포스터(左)와 지난해 말 치매노인들과 함께 나들이 여행을 한 '은빛사랑나눔여행'.

이 자리에 참석한 것프리드 토마 BAT 코리아 사장은 "사회적 논란이 있는 산업에 종사할수록 더욱 책임감 있게 기업을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믿는다"며 "이번 사회보고서를 통해 담배 산업을 둘러싼 사회 문제에 대한 솔직하고 투명한 논의 과정을 담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BAT코리아의 사회보고서 작업에는 시민단체.관련 협회.행정기관.비즈니스 파트너.소비자 등 모두 216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청소년 흡연 예방, 소비자 정보 제공, 다양한 사회 공헌 등 10개 분야 214개 항목에 걸쳐 이 회사에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 흡연 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해 달라"는 요청에 이 회사는 "한국담배협회와 청소년 흡연 광고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으며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한 재정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답변했다. 또 "청소년 대상 담배 판매 금지를 위한 소매점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올해 중반까지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담배의 유해 성분에 관한 정보를 알려 달라"는 요구에는 "한국담배협회와 담배 구성 성분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구축에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국산 엽연초를 사용해 달라"는 것에 대해서는 "국산 엽연초의 사용 가능성을 포함한 종합적인 테스트를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BAT코리아 측은 요구 사항을 종합해 40개의 실천 약속을 정하고 이를 올해 안에 모두 수행할 계획이다.

토마 사장은 "청소년 흡연 방지 캠페인 등 이익 환원 작업 이외에 사회에서 기업에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보고서를 만들었다"며 "국내 기업들도 우리의 보고서 작업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고서 진행 과정에서 담배 산업에 대해 부정적 입장의 사람들이 참여를 꺼리기도 했다"며 "하지만 다양한 이해 관계자의 의견을 담으려고 노력한 만큼 앞으로도 계속 이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영국 본사를 포함해 전세계 35개국에서 사회보고서를 만들고 있다. 한국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발간됐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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