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역마다 2~3개 고난도 문항 … 통합교과형 퓨전 지문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3일 오후 서울 배화여고 앞에서 한 학부모가 시험을 마친 수험생 딸을 안아 주고 있다. [최승식 기자]


◆언어=지문과 문제 길이는 짧아졌다. 대신 지문은 비(非)문학 분야를 포함해 다양해졌다. 악보(17번) 외에 동영상 압축을 다룬 지문(43번)도 등장했다. 특히 이전 수능시험에 비해 과학·기술 분야의 글이 제시된 문제의 배점이 높았다. 문학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시나리오를 이용한 문제가 출제됐다. 시나리오는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조세희 원작)을 극본으로 만든 것이었다. 이 작품은 2004년 9월 모의평가에서도 나왔다. 문학 작품들은 수험생들에게 익숙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김인봉 잠실여고 교사는 “문제가 평이해 1등급을 받으려면 원점수를 기준으로 91점 정도 되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리 가·나형=지난해 너무 쉽게 출제됐다는 지적이 있었던 수리 가형에 다소 어려운 문제가 등장했다. 상위권 수험생들도 다소 어렵다는 평가를 했다. 올해는 그래프의 특성을 이해하는 문제, 공간 도형과 벡터의 성질을 이용한 사고력 문제, 주어진 몇 개의 관계식을 통합적으로 정리해야 하는 분석 능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수리 나형에서는 로그와 확률의 통합 문제(17번), 복소수와 확률의 통합 문제(22번), 최단거리 문제(25번)가 어려운 편이었다. 특히 25번의 길 찾기 문제는 지금까지 직선 형태였으나 이번엔 곡선 형태인 원으로 제시된 게 특징이다. 남언우 EBS입시평가원 원장은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해석해야 하는 문항이 많았으며 기존 유형을 변형한 문제도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외국어=지문이 길어지고 어휘 수준이 높아진 게 특징이다. 그림이나 그래픽·표는 줄었다. 외고를 포함한 상위권 수험생의 실력 차를 구분해 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3점 배점의 27번 문제가 대표적이다. 빈칸의 내용을 추론하는 문제다. 앞뒤 문장에서 추론할 수 있는 단서가 주어진 것이 아니라 글 전체의 내용을 종합해 요지를 파악해야 풀 수 있는 문제다. 이에 비해 문법은 자주 출제됐던 내용이 나왔다. 접속사와 관계사 구분, 분사나 동명사 용법 등은 수험생들에게 익숙한 문제 유형이었다. 서울시교육청 진학지도단은 “상위권(1, 2등급)의 기준 점수가 예년에 비해 약간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탐구 영역=사회탐구에서는 지난해 문제가 지나치게 쉬워 1등급이 만점자가 되었던 세계사가 어렵게 출제됐다. 또한 지난해 다소 쉬웠던 한국 근현대사도 이번 시험에서 어렵게 출제됐다. 1930년대 후반의 독립군, 한국전쟁 이전의 상황에 대해 물어보는 문제가 나왔다. 정치도 수험생에게 다소 힘겹게 느껴진 과목이다. 이에 비해 9월 모의고사에서 어렵게 나왔던 윤리는 평이하게 출제됐다. 과학탐구에서는 쓰촨성 대지진, 목성 탐사 등 시사성 있는 문제들이 다수 출제됐다. 지구과학Ⅰ에서는 태양의 일식과 관련된 자료를 해석하는 문제가 어려운 편이었다. 전반적으로 지난해 수준과 비슷하게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지난해 문제가 지나치게 쉬었던 화학Ⅱ만 어려웠다.

강홍준 기자 , 사진=최승식 기자

◆표준점수=특정 영역·과목의 응시자 집단에서 해당 수험생의 상대적인 위치(평균과의 거리)를 나타내는 점수. 개인의 원점수에서 계열별 전체 응시생의 평균 원점수를 뺀 값을 해당 과목의 표준편차로 나누는 방식으로 구한다.

◆백분위=모든 응시자의 점수를 100개 단위(1~100%)로 구분해 어느 위치에 속하는지 나타낸다. 자신이 받은 점수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응시자가 전체의 90%라면 백분위는 91이 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