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서울大 논술문제 분석-쉬운 論題 독창적 서술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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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서울대 97학년도 입시 논술고사 문제는“지문을 이해하고 출제의도를 파악하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었으나 요구하는 분량이 많고독창성이 필요해 답안 작성은 상당히 까다로웠다”는 것이 수험생들과 문제를 분석한 입시기관의 평이다.
수험생들은“낯익은 문학작품이 지문으로 나와 당황하지 않았으며문제도 평소 생각했던 참다운 인간관계를 묻는 것이었다”며“그렇지만 경험을 바탕으로 이를 독창적이고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것은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대성학원 이영덕(李永德)평가관리실장은“제시문 속에 답안의 방향이 어느정도 나타나 있어 지난해의 추상적 논제보다 다소 평이하다”고 평가했다.그는“선명한 주제에 요구하는 답안 분량이 길고 사회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철학.문학적 안 목이 있어야하는 만큼 수험생간 변별력도 높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서울대 논술고사 출제위원장 이승훈(李承勳)교수는“지문으로 제시한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읽고 현대사회의 인간문제를 비판하고 자기 견해를 논리적으 로 서술토록 했으며 답안작성과정에서 통합적 사고력과 논리적 서술능력이 변별력있게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李교수는“.어린 왕자'를 읽지 않은 수험생이라도 고교 교과서에서 배운 지식으로 충분히 답안을 작성할 수 있도록 문제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李교수는“수험생에게 익숙하고 사회과학적 보편성이 있는 글이라고 판단,지문으로.어린 왕자'를 선택했다”며.어린 왕자'가 다루는 개인과 조직의 문제는 고3이면 누구나 학습할 내용”이라고강조했다.
李교수는 출제의도에 대해“세상이 점점 각박해지고 참다운 인간관계가 사라지는 현실에 대한 개인적 의견을 자유로이 개진토록 했다”고 밝혔다.
그는 두가지 문제에 대한 견해를 피력하도록 함으로써 예상문제에 대한 모법답안을 외워 쓰는 수험생보다 스스로 논지를 파악하고 해결방안에 도달하는 논리적 구성력을 갖춘 수험생이 유리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李교수는“채점할때 논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창의적 견해와 타당한 논거의 제시,논술문의 논리적 구성및 문장의 완결성,정확한문장표현등 네가지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한 학생의 답안을 교수 4명이 독자적으로 평가한뒤 평균점수를 매기기로 했다.
그러나 채점교수별 점수차이가 클 경우 4명 외에 또다른 교수가 다시 한번 채점한뒤 채점위원회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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