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최도시 내년초 선정-2002韓日월드컵축구 준비상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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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2002한국.일본 월드컵축구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한.일 양국의 작업 속도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일본이 한발 앞서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12월 중순까지 국회에서 월드컵지원법안이 통과되는대로 조직위원회 구성을 마치고 개최도시 선정작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조직위 구성의 핵심인 조직위원장 선임작업이 난항을 겪은 끝에 12월말에 가서야 조직위를 가까스로 구성했다.
실질적으로 조직위 전신인 월드컵준비기획단(위원장 김영수 문체부장관)이 그동안 한 일은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 실무그룹회의에 대비,각종 사안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거의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은 98년초에나 가서 개최도시를 선정할 예정이다.
일본이 10개 시를 선정한 만큼 한국도 역시 10개 시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부산등의 선정이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안배를기준으로 경기장.숙박시설등 시설기준,사후활용도등을 감안해 선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직위원회 사무처 규모는 당초 계획대로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갈예정이다.
앞으로 1년까지는 70명정도의 직원으로 일을 해간뒤 4단계에걸쳐 인원을 늘려나가 개최 1~2년전에는 5백여명까지 규모를 늘려갈 방침이다.
특히 이들 직원은 88년 서울올림픽때와는 달리 자체 채용인원은 없이 문화체육부.외무부등 정부부처와 국민체육진흥공단.축구협회등에서 전원 파견해 충원할 계획이다.
문체부 관계자는“예산절약과 서울올림픽때의 경험을 감안해 자체채용인원을 없애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면 일본은 지난해 5월30일 한.일공동개최 결정의 충격에서완전히 벗어난 모습을 보이며 준비작업에 예상외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지난달 25일 2억3천5백만엔씩의 유치기금을 낸 15개 도시 가운데 10개 개최도시를 선정하는등 차근차근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다.
일본이 신속하게 개최도시를 결정한 것은 지난해 11월 FIFA 실무그룹회의에서 결승전을 유치하는등 몇가지 호재를 바탕으로문제의 근원이었던 개최후보도시들과의 갈등을 풀어냈기 때문이라는분석이다.
일본은 일단 일본축구협회가 중심이 돼 개최준비 작업을 벌이고있다. 2002월드컵준비위원회는 오히려 측면지원하는 성격을 띠고 있어 일본은 내년 7월께로 예상되는 조직위원회 구성에 맞춰본격적인 조직위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조직위원장 후보로는 주로 재계 인사들이 거명되고 있는데 도요다 이치로 게이단롄(經團連)회장과 쓰쓰미 요시아키 세이부철도회장이 가장 강력하게 부상하고 있다.
나가누마 겐 축구협회장이나 가와부치 사부로 부회장등은 지난달10여일간 지자체들과 마라톤회의를 펼친 끝에 개최도시 선정에 성공,한.일 공동개최 확정 이후 수세에 몰린 위상을 회복하는데성공했다.
그러나 가와부치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아시아축구연맹(AFC)에 배당된 FIFA집행위원에 당선된다는 전략이 매크티 태국축구협회 전무의 비협조로 해를 넘기며 당선조차 불투명해진 것이 걱정거리다.
일본은 일본축구협회의 외교역량등을 감안,한국과의 협조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비록 한.일 양국은 지난달 7일 FIFA측의 강력한 의지에 막혀 별도 마스코트안에 합의했지만 공동마스코트를 위한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마스코트가 분리될 경우 한.일 양국은 자기네 마스코트 부각을위해 또 소모적 경쟁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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