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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감옥船도입 논란-교도소부족 해결 레절루션號 사용결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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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영국정부가 심각한 감방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내년 1월부터 선박을 감옥으로 사용하는 감옥선 제도를 다시 도입하기로 결정해논란이 일고 있다.
29일자 익스프레스지에 따르면 영국정부는 미국 뉴욕 허드슨강에 정박해 있는.레절루션'호를 감옥선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했으며이 배는 곧 영국 남부 포틀랜드로 예인돼 5백명의 죄수를 수용할 예정이다.
이같은 결정은 물론 영국내 교도소가 완전 포화상태가 됐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범죄폭증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영국에서는매달 1천여명의 새로운 죄수들이 생겨나는 형편이다.
그러나 지난 79년 이래 지속된 긴축정책으로 새로운 교도소를거의 짓지못해 내년 2~3월께면 모든 감옥이 완전히 꽉차 더이상 죄수를 수용할 수 없게 된다.
영국정부는 당초 폐쇄된 요크셔 공군기지를 인수,감옥으로 개조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인허가 문제로 벽에 부닥쳐 고육지책으로감옥선제도 도입을 결정한 것이다.
이번에 도입하는.레절루션'호는 원래 영국의 포클랜드전 참전용사들의 숙소로 사용됐던 것이나 지난 89년 미국 뉴욕시가 인수,감옥선으로 개조했다.
뉴욕시는 허드슨 강변에 이 배를 정박시켜 놓고 형이 가벼운 죄수를 수용해오다 지난 94년 사용을 중단했다.
한편 감옥선제도 도입 결정이 알려지자 영국내 인권운동가들은“예산부족을 핑계로 죄수들을 열악한 환경속에 던져놓으려 한다”고격렬히 반발하고 나섰다.
영국인들에게 감옥선은 찰스 디킨스의 소설에 등장하는 쥐와 이가 들끓는 호주행 죄수선을 연상시켜 혐오감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영국정부는“레절루션호에는 운동기구와 환기장치등 각종 편의시설이 구비돼 있어 쥐가 들끓는 디킨스의 감옥선과는 완전히다르다”며 감옥선 도입을 강행하고 있다.
[런던=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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