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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논술] 박씨 부인·슈렉 … 겉모습과 마음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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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책
▶마음열기

영화 ‘슈렉’을 보셨나요? 못생긴 주인공 슈렉의 활약과 사랑을 그린 이야기예요. 슈렉처럼 못생긴 주인공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우리 고전에도 있답니다. 『박씨부인전』이 그렇지요. 이 책에 실린 박씨부인의 외모를 묘사한 대목을 한번 볼까요?

“이끼로 덮인 돌덩이처럼 빡빡 얽고 검붉은 얼굴, 짧고 구불구불한 머리털, 메뚜기처럼 좁은 이마, 바늘귀처럼 가는 눈, 험한 바위 같은 코, 나발같이 튀어나온 큰 입….”

이런 외모를 가진 친구가 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할 건가요. 친구로 사귀어 볼 마음이 있나요. 학급에 이렇게 생긴 아이가 있다면 다른 아이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박씨부인전』은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누가 썼는지는 모르지만 박씨부인이 나라의 어려움을 물리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여성이 대접받지 못했던 조선시대에 외모까지 볼품없는 여성을 등장시켜 그녀의 뛰어난 활약담을 만든 사람들은 어떤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마음 넓히기

보기 흉한 외모의 박씨부인은 허물을 벗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합니다. 그러자 사람들의 태도가 모두 달라집니다. 사람은 그대로이고 겉모습만 바뀐 것인데 박씨부인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변한 것입니다. 이시백도 처음과 다른 행동을 취합니다. 사람들의 이런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1. 이시백은 허물을 벗은 박씨부인에게 어떻게 대하나요. 행동과 말은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봅시다.

2. 사람의 겉모습과 마음, 실력 중에서 어떤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나요. 그 까닭은 무엇인가요.

3. 옛 사람들은 박씨부인이 허물을 벗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한 것으로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반대로 슈렉은 아름다운 외모에서 보기 흉한 외모로 변하지요. 여러분이라면 이야기를 어떻게 바꾸고 싶습니까?


▶책 속으로

 “무릇 사람이 덕행을 모르고 외모만 따진다면 복을 얻지 못한다. 너는 신부가 얼굴이 곱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박대를 일삼고 있다. 그래가지고서야 어찌 너 자신의 마음과 행실을 바르게 할 수 있겠느냐? 옛날 제갈공명의 처 황씨는 인물이 볼 수 없이 생겼으나 덕행이 어질고 재주가 뛰어나서 공명이 항시 즐겁게 대하며 어려운 일을 의논하였다. 그래서 황씨는 훗날까지 어진 이름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너의 아내는 신선의 딸이며 덕행까지 갖추었으니 어찌 공명의 처 황씨만 못하겠느냐. 그런데도 너는 어찌 죄 없는 아내만 박대하느냐? 네가 만일 앞으로도 계속 아내를 박대한다면 부모인 나를 박대하는 것으로 여길 것이다.”

시백은 뜰에 꿇어앉아 죄를 빌었다.

“소자가 어리석고 아둔하여 부모의 명을 거역하였습니다. 다시는 불효하지 않겠사오니 용서하소서.”

박씨와 결혼한 남편 이시백은 아내의 외모에 크게 실망해 박대합니다. 시어머니는 물론, 하인들까지 박씨부인을 깔보고 그녀를 업신여기는 것을 보고 아버지 이득춘이 집안 사람들과 아들을 나무라고 있습니다. 며느리의 마음씨와 능력을 알아본 사람은 시아버지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1. 이시백은 행동을 고치고 박씨 부인과 다정하게 지냈나요. 나라면 어떻게 할까요.

2. 박씨부인은 신기한 재주를 부려 여러 가지 일을 합니다. 하룻밤 사이 조복을 짓고, 눈으로 보지 않고 좋은 말을 알아내 큰 돈을 벌며, 미래를 예측해 피화당을 짓기도 합니다. 박씨부인이 오늘날에 태어났다면 어떤 일을 한 걸까요? 현대판 『박씨부인전』으로 이야기를 바꿔 봅시다.

3. 박씨부인은 이시백의 장원 급제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기쁨을 함께 나누지 못했습니다. 박씨부인은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박씨부인의 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 토론해봅니다.

박씨부인이 허물을 벗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하자 무시하고 멀리 대하던 남편이나 가족들이 다른 태도를 취합니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서도 한나는 뚱뚱하다는 이유로 자신의 가창력을 남에게 빌려주고 숨어 지내다가 예쁜 여인으로 탈바꿈한 후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갖게 됩니다.

어떤 사람을 판단할 때 외모는 얼마나 많은 부분을 차지할까요. 외모가 사람을 판단하는 데 중요하다는 의견과 그렇지 않다는 의견으로 나눠 찬반 대립 토론을 해 봅시다.

▶ 토론 방법

논제: 외모는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1. 자료 수집: 외모지상주의의 긍정적인 면과 부 정적인 면에 관한 자료를 수집합니다.

2. 찬반 입장 정하기: 논제에 대해 찬성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을 나눕니다. 한쪽으로 몰릴 경우 추첨을 통해 입장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3. 입론 원고 쓰기: 각자의 입장에서 자료를 참고하며 입론을 씁니다.

4. 입론하기: 적절하고 논리적인 근거를 들어 찬성 측부터 입론을 발표합니다. (예) 외모를 잘 가꾸는 사람이 자신을 잘 관리하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신을 돋보이게 외모를 만드는 것도 그 사람의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5. 반론하기: 상대방의 의견에서 비논리적인 면을 찾아 질문을 하거나 반론을 제기합니다. (예) ‘속 빈 강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신의 겉치레에만 지나치게 신경쓰다 보면 내면의 능력을 기르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6. 최종 변론하기: 토론한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최종 입장을 정리해 발표합니다.



이야기방
만약 내가 못생겼다면 …

“너는 앞으로 뭐가 되고 싶니?”

“ 저, 사실은…. 성형수술로 예뻐지고 싶어요, 여배우 ○○○처럼요.”

국내 한 대학병원에서 여대생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형수술을 원하는 여대생이 82%인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성형수술은 특정인의 전유물이 아닌, 보통 사람들의 관심사다.(조인스닷컴 2007년 7월 8일)


외모 때문에 박씨부인은 남편은 물론 시댁 식구에게 미움을 받습니다. 옛날에도 외모는 사람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였음을 알 수 있어요.

미국의 한 언론이 ‘대한민국은 성형 천국’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했을 정도로 요즘 우리 사회는 성형 열풍에 휩싸여 있습니다. 취직을 하거나 학교 면접시험을 볼 때, 친구 관계에 있어서도 외모가 중요한 결정을 한다는 생각 때문에 대학생의 82%가 성형을 원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외모가 사람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는 세태를 ‘외모지상주의’라고 합니다. 자신의 외모를 아름답게 혹은 멋지게 가꾸려고 노력하는 것은 자신감이나 자기 존중감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외모를 억지로 바꾸려고 하면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고, 사회가 원하는 외모를 가지지 않은 사람은 늘 움츠러들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학급이나 이웃, 혹은 내 자신이 겪은 외모지상주의의 예를 찾아보세요. 이로 인한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찾아봅시다.

글쓰기방

영화 ‘슈렉’을 보면 슈렉이 『박씨부인전』과는 반대로 잘생기게 변한 외모를 거부하고 원래의 괴물과도 같은 자신의 모습을 되찾게 됩니다. 부인인 피오나 공주 역시 슈렉을 이해하고 따릅니다. 만약 『박씨부인전』도 등장인물의 행동이나 마음이 바뀌었다면 어떻게 이야기가 달라졌을까요?

다음 중 한 가지 주제를 골라 『박씨부인전』의 내용을 바꿔 다시 써 봅시다. 이때 주제를 잘 파악하고, 앞 이야기와의 논리적 연결, 등장인물의 성격,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 등을 생각하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만들어 봅시다.

<이야기 바꿔보기 - 박씨부인이 이랬다면?>

- 만약 박씨부인의 외모가 나중에 변하지 않았다면?
- 만약 박씨부인이 외모는 예쁜데 신비한 능력이 없었다면?
- 만약 이시백의 외모가 박씨부인과 같이 험하고, 박씨 부인이 예뻤다면?
- 만약 박씨부인이 외모가 예쁘지 않으면서 신비한 재주도 없었다면?


▶교과서 관련 단원

도덕 5학년 1학기 5. 서로 존중하는 태도

국어 5학년 1학기 셋째 마당, 삶의 향기

국어 6학년 1학기 다섯째 마당, 소중한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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