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마음만 앞서는 '아가동산'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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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이천.아가동산'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검찰이 아가동산을.사이비교단'으로,김기순(金己順.56.여)씨를.교주'로 지목해 본격적인 공개수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 8일. 그동안 검찰은 金씨의 살인혐의 입증을 위해.아가동산'에 대해 여섯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참고인 10여명을 소환,조사했으나 살인혐의를 입증할만한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엉성한 체포작전으로 金씨를 코앞에서 놓친 뒤행방조차 파악하지 못했던 검찰은 지난 16일 자진출두한 金씨등수배자 5명이 살인혐의를 완강히 부인하자 자신들이 살해됐다고 발표한 피살자들의 시체등 이들의 주장을 뒤엎을 물증찾기에 주력하고 있으나 수사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공개수사 10일이 지나도록 검찰이 이들의 살인혐의를 밝히는데확보한 물증은 진정인들의 진술이 고작이다.
이처럼 수사가 답보를 면치못하자 곤궁에 처한 검찰은 최근 金씨의 핵심측근들을 상대로 탈세와 횡령,부동산 보유실태등 지엽적인 사안에 대한 조사에 치우쳐 사건핵심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지적을 자초하고 있다.
이같은 결과는 검찰수사가 지나치게 마음만 앞선 때문으로 보인다. 피의자들의 범죄를 입증할 철저한 증거확보등 초동수사를 소홀히 한채 진정인들의 진정만 위주로 서둘러 사건전모를 발표하고거꾸로 발표사실에 꿰어맞추기식 수사를 하다보니 수사진전이 더디고 밖으로 검찰이 허둥댄다는 인상을 주고있는 것이다 .
검찰은 현재 법조계 주변에서조차 金씨등에 대해 적용한 살인혐의가 법정에서 유죄판결을 받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마저 제기되고 있음을 명심,이제부터라도 보다 철저한 수사를 해주기 바란다.
엄태민 수도권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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